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가 채무 문제를 해결하려면 65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수혈받고 광범위한 채무조정도 동시에 받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이 집권하면서 그리스의 경제적 역량이 바닥을 찍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경제전문채널CNBC,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IMF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오는 10월부터 2018년 말까지 총 519억유로(약 64조74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면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IMF는 519억유로 가운데 360억유로를 유럽연합(EU) 측 채권단이, 나머지는 IMF가 각각 부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IMF는 그리스가 심각한 개혁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이 원하는 충분한 개혁 조치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채무 탕감에나 매진할 것이라는 게 IMF의 예상이다. NYT는 IMF의 분석은 전반적으로 그리스와 채권단 간 긴장을 또 다시 고조시킬 만한 논조라고 평가했다.
IMF는 그리스가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개혁 조치를 하더라도 유럽 국가들은 기존 채무의 만기를 두 배로 늘려주고 추가 자금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로이터와 회견에서 그리스가 채무 탕감을 받으려면 채권단의 구조 개혁안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그리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0%로 낮춰 잡았다. 그러나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그리스가 지난달 30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기 이전인 지난달 26일까지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약 16억유로 규모의 채무를 IMF에 상환하지 못하며 디폴트에 빠졌다. 이 날을 전후로 그리스의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그리스는 지난달 29일 시중은행의 영업을 중단하면서 자본통제에 들어섰다. 그리스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은 차단됐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통한 하루 현금 인출액은 60유로로 제한됐다.
오는 5일 시행되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는 미지수다. 그리스 국민투표의 투표용지에는 "EU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IMF가 지난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구제금융안을 수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인쇄된다. 국민투표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의 신임을 묻는 측면이 강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표가 나올 경우 국제 채권단과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러나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제금융안 반대를 확인하더라도 국제채권단과 협상에서 교섭력을 강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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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최대 여론조사 기관 프로라타는 조사 결과 반대 47%, 찬성 37%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아일랜드의 유명 베팅업체인 패디파워에서 찬성에 돈을 건 이들의 비율이 85%에 달했다.
IMF와 EU,ECB는 그리스의 국민투표 전까지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