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그리스가 11일(현지시간) 3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개혁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연정의 약체화라는 새로운 장벽에 직면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드리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의 먹구름도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이날 그렉시트의 명운을 가를 협상에 나선다.
그리스 현지 일간 카티메리니,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이날 새벽 정부의 개혁안 시행을 위한 법안개정에 권한을 위임하는 안건을 표결한 결과 전체 300명 가운데 250명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반대는 32명, 기권은 8명이었다. 10명은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9일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 격인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에 3년간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 새 개혁안을 제출했다. 이번 개혁안은 지난달 5일 국민투표로 부결시킨 채권단의 기존 제안과 큰 틀에서 같지만 협상에 채무 재조정 요구가 포함됐다.
연정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FL)은 물론 1제 야당 신민당(ND)과 2야당 포타미가 전반적으로 찬성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연정에서 제기된 찬성표가 전체 가운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적잖은 반향이 예상된다. 총 162명인 시리자와 ANFL 의원 가운데 145표 만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연정에서 기권이 8표 나왔고 반대는 2표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연정 내부의 반란 규모는 치프라스 총리에게 충격적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향후 개혁안을 법안화하는 과정에서 녹록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시리자 정권이 그리스의 경제 개혁을 현실로 만드는 길이 험난해지는 것이다.
유럽의 외교가에서는 5개월 넘게 이어진 그리스와 협상 과정에서 치프라스 총리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그간 채권단은 그리스가 새 개혁안을 내놓더라도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도 표출했다. 이 때문에 그렉시트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윌리엄 뷰이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일 그리스 사태가 향후 몇 개월 또는 1-3년 내 그렉시트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그리스의 개혁안은 이날 유로그룹의 논의를 거쳐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수용 여부가 결정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채권단은 ESM의 요청에 따라 전날 개혁안을 검토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그리스의 새로운 제안은 "진지하고 신뢰할 만한 것"이라면서 “그리스는 새 개혁안을 제시해 유로존에 잔류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PF통신에 따르면 채권단은 3차 구제금융 규모로 ESM이 580억유로, IMF가 160억유로를 마련해 총 740억유로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