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한달만에 1900선 붕괴, 바이오업종 6.33%·에너지 3.6% 급락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가 2% 넘게 급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900선이 무너졌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1만60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바이오주 급락 여파로 한 때 3% 넘게 급락하며 4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57포인트(2.57%) 급락한 1881.77을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이던 1900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8월26일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312.78포인트(1.92%) 내린 1만6001.8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42.53포인트(3.04%) 떨어진 4543.97로 거래를 마쳤다.
애플은 지난 주말 아이폰 판매량이 1300만대를 돌파하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에도 2% 급락했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의 주가는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25일 5% 넘게 급락했던 나스닥 바이오업종 지수(IBB)는 이날도 6.33% 급락했다. 에너지업종도 3.64% 떨어졌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매우 불안감에 휩싸여 있고 3분기를 이틀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래량 역시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더 뚜렷해진 中 경기둔화, 더 커진 글로벌 경기침체
이날 뉴욕증시는 한층 더해진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에 짓눌렸다.
앞서 중국 통계청은 중국 기업들의 8월 수익이 전년 같은 달보다 8.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2.9% 감소에서 더 악화된 결과다. 올해 1~8월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경기둔화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2.9~3.1%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4월 전망은 3.5%였다.
전망을 이처럼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로 중국의 경기 둔화를 꼽았다. 씨티그룹은 글로벌 경기둔화 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선진국 역시 중국의 경기둔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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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신흥국들의 성장이 더 둔화되고 있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IMF는 다음 달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롭게 내놓는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제일간지 레제코(Les Echos)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그 속도는 줄어들고 있다"며 "신흥국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회복세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선진국은 이제야 성장 추진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올해 전망치인 3.3%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으며 내년 전망치인 3.8% 역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럼에도 3%대 성장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엇갈린 경기지표… 개인소비 ‘예상 상회’ vs 잠정주택판매 ‘예상 하회’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다소 엇갈리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는데 역부족이었다.
먼저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이 자동차 구매와 신학기 준비에 따른 구매 증가 영향으로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개인소득은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소비지출의 경우 전문가들의 예상치 0.3% 증가를 다소 웃돌았지만 개인소득은 예상치 0.4% 증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예상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치면서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GDP) 역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3.9%를 기록한 반면 3분기 성장률은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소비가 소득에 비해 더 크게 늘면서 개인 저축률은 4.7%에서 4.6%로 낮아졌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0.3% 증가하며 지난 1년간 변화가 없었다.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PCE 지수 역시 전월대비 0.1% 증가했고 전년대비로는 1.3%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 2% 달성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어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1.4% 감소한 109.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7월) 기록인 0.5% 증가는 물론 예상치 0.4% 증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잠정주택판매는 주택 매매계약에 서명은 했지만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선행지수로 여겨진다. 통상 1~2달 후 계약이 종결되면 기존주택매매로 집계된다. 이번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예상 밖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기존주택매매 지표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6.1% 증가해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북동부에서 잠정주택 매매가 5.6% 감소해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중서부지역과 동부 지역도 각각 0.4%와 2.2% 줄었다. 반면 서부 지역의 경우 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연내 금리인상” vs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내년 중순이후 인상”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시장이 금리 인상이 언제 이뤄질 것인지 확실한 신호를 원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은 경기 지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더들리 총재는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pretty well)'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괜찮다(fine)'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주 한 강연에서 집중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고 응급치료를 받았다.
반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 이전에 물가상승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며 내년 중순까지 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목표치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내년 중순 이후로 기준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에반스 총재는 이날 한 대학 강연에서 "금리 인상 이전에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좀더 갖고 싶다"며 "에너지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인해 내년 중순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준의 목표인 2% 물가상승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물가상승률 목표를 지키는데 실패한다면 연준 주장의 신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가·금값 ‘급락’. 달러 소폭 하락
경기 둔화 우려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27달러(2.8%) 급락한 44.43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26달러(2.6%) 내린 47.34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 역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증시 손실에 따른 현금 수요 증가로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3.9달러(1.2%) 급락한 1131.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57.3센트(3.8%) 급락한 14.53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5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연내 금리 인상 발언에 이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연내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알타베스트 월드와이드의 마이클 암브러스터 대포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가 약세장에 돌입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증시 급락으로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필요했고 금을 포함해 모든 것을 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달러도 미국의 주택지표 부진과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른 엔화 수요 증가로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 하락한 96.03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32% 오른 1.12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63% 내린 119.79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 외환 딜러는 "중국과 미국의 경기지표가 더 나빠질 경우 안전자산인 일본 엔에 투자하는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