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금리 올린 FRB…다음 행보는?

10년만에 금리 올린 FRB…다음 행보는?

주명호 기자
2015.12.17 06:37

[美 10년만에 금리인상]금리인상 이후 과제…자산매각 채권시장 영향 등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마침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2006년 6월 이후 거의 10년 만의 첫 금리인상이다. 이로써 2008년 12월 이후 유지됐던 제로수준 금리 기조는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RB가 12월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명확한 단서를 내놓은 만큼 이번 인상은 사실 충분히 예상된 결과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첫 인상 시기보다는 향후 인상 속도 및 자산매각 여부 등 FRB의 정책 행보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이다.

이제는 앞서 공언한대로 '완만한 금리 인상'을 실현시키는 게 FRB의 새 당면 과제가 됐다. 이와 함께 그간 쌓았던 국채 등 매입 자산을 언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잘못 자산매각에 나섰다가는 채권시장 혼란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완만한 인상', 확신은 어렵지만…'저물가'로 속도 높일 여지 적어

투자자들의 가장 큰 의문은 이후의 인상 행보다. 우선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꼽히는 내년 3월 FRB가 얼마만큼 금리를 올릴지가 관심사다.

시장은 0.25%포인트 혹은 0.50%포인트 인상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마켓워치는 향후 반응이 인상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아진다면 인상 속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FRB 인사들 역시 인상 속도는 미국 경제 상황에 달려있음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하지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인상이 빨라지면 그만큼 달러화 강세 속도가 높아져 물가상승률이 가파르게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 목표치인 2% 달성이 더 요원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은 달러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물가상승률은 6개월 이내에 0.5%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부진도 금리인상 속도를 낮추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가격 하락은 직·간접적으로 물가상승률 둔화를 이끌기 때문이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의 상당 부분은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달러의 약세가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만큼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두 통화 가치도 덩달아 하락해 달러화 가치를 올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FRB가 예상보다 훨씬 더 느린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가 둔화 및 달러 강세 우려가 시장을 뒤흔들길 원하지 않은 까닭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당시 실시 중이었던 3차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 시사에 시장이 이른바 '긴축짜증'을 내놓자 FRB는 테이퍼링 실시를 뒤로 미룬다.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가 어느정도일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속도가 어떻든 금리 인상은 경제 상황이 최소한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을 때의 얘기다. 현재는 점진적으로 금리가 높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악화로 다시 제로금리로 회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경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미국이 5년 안에 다시 제로금리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중국 등 외부 경제둔화 여파 및 물가 목표달성 실패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자산매각, 할까말까?…엇갈린 주장에 예측 '힘들어'

어느정도 예고된 금리인상과 달리 자산매각 여부는 안갯속이다. 사실 쉽사리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2008년 이후 세 차례 QE를 통해 자산 규모를 막대한 수준으로 불린 만큼, 섣부른 매각은 곧바로 채권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말 1조달러 수준이었던 FRB 자산 규모는 이달 10일 기준 약 4조4400억달러로 늘었다. 이중 미국 국채 비중만 2조2600억달러에 이른다.

자산매각 역시 금리 인상과 마찬가지로 FRB의 정책 정상화 행보의 일부다. 자산을 축소하게 되면 그만큼 FRB로부터 올 수 있는 신용분배 관련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막대한 자산으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정치권 비판 압력도 진정시킬 수 있다. FRB 역시 작년 9월 QE 종료를 앞두고 필요 이상으로 채권 자산을 소유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자산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FRB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8000억달러 수준으로 자산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FRB 안팎으로 현 자산 수준을 유지해도 괜찮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면서 자산매각 여부는 금리인상보다 더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은 FRB의 자산 규모가 크면 시중은행들이 더 많은 양의 자기자본을 유지하도록 유도해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중앙은행의 자산 확대는 곧 그만큼 통화를 발행한다는 의미이기에 이 통화가 시중은행들로 흘러간다는 얘기다.

벤 버냉키 전 FRB 의장이 대표적인 자산 유지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달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경제 생산에 비춰볼 때 현 자산 규모는 국제적으로 정상 수준"이라며 현 수준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달 FRB가 영구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다른 정책자들은 여전히 자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FRB의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총재는 지난 4일 금리 인상과 더불어 FRB의 자산 규모도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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