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유럽 동맹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해 '유럽인들의 특권의식' 끌어내리겠다는 것"

미 전쟁부(국방부)가 스페인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 자격을 정지하는 등 이란 전쟁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은 동맹국들에 대해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전쟁부 내부 이메일 내용을 알고 있는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전쟁부가 이란 전쟁에서 미국의 작전 지원 요청을 거절한 나토 동맹국을 겨냥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 관계자에 따르면 이메일에는 이번 이란 전쟁과 관련해 영토 내 미군기지 사용과 영공 통과 요청을 거절한 나토 회원국들을 향한 비판이 담겼다. 자국 내 미군기지 사용과 영공 통과 불허한 스페인, 자국 공군기지 사용을 불허한 영국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전쟁부는 이들 국가에 책임을 묻겠다며 스페인의 나토 회원 자격 정지, 남미에 위치한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미국 입장 변경 등 여러 선택지를 고려 중이다. 포클랜드 제도는 바다 건너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 중이나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미국은 영국의 포클랜드 제도 통치를 사실상 인정하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미국이 스페인의 나토 회원 자격을 어떻게 정지시키겠다는 것인지, 나토에 회원 자격 정지 절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익명 관계자는 이메일에 대해 "나토 동맹국들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유럽의 특권의식을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이 미국의 안보 제공에 무임승차한다면서 지역 안보 문제는 자력으로 해결할 것을 유럽 국가들에 촉구해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지원 요청을 거절한 국가들을 비판하며 미국의 나토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으름장을 놨다. 익명 관계자는 미국이 나토를 탈퇴해야 한다거나, 유럽 내 미군기지를 전면 폐쇄해야 한다는 내용은 이메일에 담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규모를 감축하는 방안이 이메일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절했다.
로이터는 이번 이란 전쟁으로 나토 체제가 위기를 맞았으며, 유럽 동맹국들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후 통행 안전을 보장할 다국적군을 구성하는 안을 영국, 프랑스 주도로 논의 중이다. 23일 영국 런던 노스우드 영국군 상설합동본부에서 관련 회의가 진행됐으며 한국을 포함해 44개국 군 관계자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