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30분만의 사드 성명…"수식어 수위도 달랐다"

中 외교부 30분만의 사드 성명…"수식어 수위도 달랐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7.08 21:15

사드 발표 30여분만에 신속하게 성명 내고, '강렬한' '단호한' 등 강도 높은 수식어 사용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배치에 중국 정부가 즉각적이고, 민감한 반응을 보여 한·중 관계에 중대한 고비가 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특히 사드 배치가 발표되자마자 전광석화같은 성명을 내놓는가 하면 '강렬한'이나 '단호한' 같은 외교부 성명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수식어를 사용할 정도로 수위도 높았다.

중국 외교부가 8일 내놓은 성명은 한국에서 사드 배치 발표가 나온 지 30여분이 채 지나지 않은 오전 11시30분(한국 시간) 직후였다. 중국 외교부가 특정 사안에 대해 이처럼 신속하게 성명을 내놓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성명은 총 6줄, 11개 문장으로 비교적 짧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반대 입장을 직설적으로 밝힌 수식어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강렬한 불만(强烈不满)'이나 '단호한 반대(坚决反对)' 같은 표현은 간단명료한 외교부 성명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어 “사드가 한반도 비핵화와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한반도 평화 안정에도 이롭지 않다”며 반대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관련국들이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중국과 인근 지역 국가의 전략적 안전과 전략적 균형에도 엄중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도 했다. '정반대로 간다(背道而驰)'거나 '엄중한 손실(严重损害)' 같은 수식어도 외교부 화법과는 거리가 먼 강한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마지막 문장에서도 중국 외교부의 결연한 입장이 느껴진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과 한국의 사드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중단을 강렬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성명에서 '강렬하게(强烈)'라는 표현이 두 번이나 사용된 적은 거의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의 이같은 성명은 지난 2월 윤병세 외무부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 회견 당시 거론됐던 사드 관련 수식어들보다 한결 수위가 높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사드는 지역 평화 안정을 유지하는데 이롭지 않고,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에도 뚜렷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선에서 사드를 언급했다. 지난 4월 양국 외교장관이 또 다시 만났을 때도 “중국 측은 (사드 배치에) 엄중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정도로 사드 문제를 다뤘다.

그러나 이날 중국 외교부 성명은 사드 뿐 아니라 이전 어떤 성명보다도 수위가 높았다는 진단이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중국 외교부의 성명만 놓고 볼 때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며 “사드가 앞으로 한·중 관계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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