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 중국에까지 적잖은 '불똥'

베네수엘라 사태, 중국에까지 적잖은 '불똥'

뉴스1 제공
2019.02.15 17:00

中, 20년간 수십조 투자…마두로 들어 양국 교역량↑
투자금 22조 손실 우려…中, 과이도와 차관 협상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 AFP=뉴스1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 나라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 사태가 중국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12년 전부터 석유 자금으로 쏟아부은 200억달러(약 22조원)가 날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 베네수엘라가 갚아야 하는 외채 1500억달러(약 169조원) 중 13%가 중국 자금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과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으로 20년 가까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중국과 베네수엘라. 중국은 지난 2007년부터 베네수엘라에 500억달러(약 56조원) 차관을 제공했다.

특히 2013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양국 사이의 교역량이 크게 늘었다. 같은 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제시하면서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기업이 직접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원유 선적과 인프라에 수십조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2015년 베네수엘라가 국제유가 붕괴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제개발에 필요한 석유를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빚더미를 떠앉았고 원유생산은 30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미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벤자민 게단 남미 프로그램 수석 고문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는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원유 수송을 위태롭게 하고,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중국 국유기업이 도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마두로 퇴각으로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새 정부가 집권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내 중남미 전문가들은 중국 일대일로 사업이 마구잡이식 대출로 개발도상국을 위기로 몰아 넣어 중국의 영향력을 키웠다고 비판한다.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이다.

게단 고문은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는 중국 정부의 자금 조달이 신흥국의 부패를 악화시키고 빚더미에 빠뜨린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고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베네수엘라 대출 규제를 강화하려던 국제 금융기관과 석유회사들 대신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대출에 속도를 냈지만 조건도 없었고 규제도 없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수십억달러(수조원)가 정치 자금으로 쓰이거나 아예 사라졌다.

원유생산이 감소하고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중국은 베네수엘라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측과 차관 상환 관련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신규 자금 공급 등 실질적인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중남미 전문가 R. 에반 엘리스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갈수록 정권 교체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새로운 정권과 부정적인 관계인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