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브라질 대형 건설사로부터 340억 상당 뇌물 수수 혐의

뇌물 수수 의혹을 받던 알란 가르시아(69) 전 페루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수도 리마의 자택에 도착하자 변호사에게 전화할 시간을 달라며 2층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갖고 있던 권총을 이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총성을 들은 경찰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을 인근 울로아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그는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 앞에는 그의 지지자들이 모여들었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갖췄다.
마틴 비즈카라 페루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르시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1985년 36세의 나이로 당선돼 페루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연설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 한때 '남미의 케네디'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헀다. 그는 2006년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두 번째 임기 때 리마 지하철 공사와 관련해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흐트로부터 3000만달러(약 340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음모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사망하기 하루 전인 1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내가 뇌물을 받았다는 단서나 증거도 없다"며 "나는 정치적 박해의 희생자"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쯤 우루과이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우루과이 정부는 페루의 사법절차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망명을 거부했다.
오데브레흐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 등을 주관해 맡은 브라질의 건설 대기업이다. 현지 경찰은 오데브레흐트가 수익성 있는 건축 계약을 하는 대가로 공무원들이나 선거 후보들에게 뇌물을 줬다고 보고 있다. 오데브레흐트 측은 2004년 페루에서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가량의 뇌물을 지불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2004년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의 당선 이전이다.
오데브레흐트 뇌물 수수 사건에는 가르시아 전 대통령 외에도 페루의 많은 정치인들이 연루돼 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은 오데브레흐트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된 지 며칠 만에 고혈압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현직 야당 대표 후지모리 게이코도 오데브레흐트로부터 12만달러(약 1억3642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전 재판을 받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