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26 국정감사 결산③]
조희대·이진숙 논란에 고성·파행…여의도 정쟁 '재방송'
여야 모두 책임론…"맥락 사라지고 소리지르는 것만 남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무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10.26. ks@newsis.com /사진=김근수](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2915374611637_1.jpg)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간 정치 공방은 되풀이됐다. 일부 상임위원회에선 익숙한 의혹 제기와 반박, 증인 채택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졌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책임을 규명해야 할 국정감사가 정쟁의 연장전으로 흘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정치권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의 국정감사 스코어보드 평가 등을 종합하면 지난 6일부터 진행된 올해 국감에서는 여야의 대립과 일부 상임위의 파행이 반복됐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업무 전반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정책 실패의 원인과 책임을 따져야 할 국감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보다 기존 정치적 공방을 되풀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곳은 법제사법위원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여야 충돌의 중심에 섰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와 대법관 격려금, 검찰개혁 이후 공소청 운영 등을 놓고 민주당은 사법부의 책임과 국회의 감시 권한을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 침해를 주장하며 맞섰다.
종합감사에서도 충돌은 이어졌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변호인들의 공직 진출을 문제 삼자 민주당이 반발해 감사가 약 25분간 중단됐다. 오후에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혜경 여사의 '황제골프' 의혹 영상을 상영하려 했지만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불허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자리 뒤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6.10.22.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2915374611637_2.jpg)
국감장 충돌이 온라인 홍보 콘텐츠로 재가공되는 '쇼츠 국감'도 논란이 됐다. 여야 의원들이 상대방을 몰아붙이거나 고성을 주고받는 장면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지지층을 겨냥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실에 국감 활약상을 담은 15초 분량의 쇼츠 영상 제출을 요청했고, 민주당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속 의원들의 질의와 야당 의원들의 논란성 발언 등을 편집해 공개했다.
영상 촬영을 둘러싼 갈등이 국감장 안으로 번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측 보좌진의 회의장 촬영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이 '쇼츠 촬영을 위한 것이냐'며 항의했고,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감 성과를 알리기 위한 영상 홍보를 넘어 촬영 자체가 여야 공방의 소재가 된 것이다.
과방위는 이 의원의 감사 제척 문제로도 파행을 겪었다. 지난 16일에는 전체 의원 18명 가운데 4명만 질의를 마친 채 감사가 종료됐다. 국감 초반에는 주질의 5분, 보충질의 3분 등으로 질의시간을 짧게 정해 부실 감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인공지능(AI) 산업과 사이버보안 등 주요 현안이 산적했지만 감사 참여 자격을 둘러싼 다툼에 상당한 시간이 소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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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퇴 국감' 논란도 이어졌다. 일부 상임위에서 감사가 예년보다 일찍 끝나거나 여야 충돌 끝에 조기 산회하면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운영위에서는 핵심 증인 채택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인사 개입 의혹과 금융정책 결정 과정을 검증하려면 당사자 출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한 정치공세라며 현직 기관증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맞섰다.
여야 모두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 관련 의혹과 부동산·금융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지만 새로운 사실 규명이나 뚜렷한 정책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역시 핵심 증인 채택 갈등과 일부 상임위의 회의 운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는 데 집중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정치가 감성화되면서 맥락은 사라지고 소리 지르는 것만 남았다"며 "국회의원의 SNS, 뉴미디어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쇼츠를 의식해 자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