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對中 압박, 유럽 향해서도 가능…자동차에 고율 관세 등"…18일 트럼프의 결정에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관세 압박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또 다른 무역전쟁 타깃(목표), 유럽이 미중의 갈등과 협상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간 정식 무역협상이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험로가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일(현지시간) 프레드릭 에릭슨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 소장은 CNBC에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한 것은) 유럽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의 조짐"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문맹(economic illiterate)일 수는 있지만 그는 스스로 말한 것은 정말로 한다"며 "유럽산 자동차에도 더 높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CIPE는 2006년에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된 민간 싱크탱크로 무역 정책 및 국제정치경제 이슈를 다룬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는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더딘 진정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발언 이후 증시에선 매도세가 촉진됐는데 당장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6일, 전일 대비 5.58% 내린 2906.46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다우존스·S&P500·나스닥 등 3대 지수가 0.25~0.5% 내림세로 마감했다. 주중 미중 무역협상이 예정대로 재개될 것이란 소식에 장 후반 낙폭을 줄여나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유럽 증시도 출렁였다. 범 유럽증시 지수인 스톡스600은 0.88% 내렸고 이 외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 등이 1% 넘게 내린 채 마감했다. 유럽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무역전쟁 타깃(목표)으로 삼은 곳이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잭임자는 "이것(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겨냥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갈등을 공개적으로 고조시킬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CNBC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초 유럽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며 "이후 장 클로드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합의를 모색하기로 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양측은 아직 공식 협상을 개시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협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서도 난항을 보인 미중 무역협상 과정을 볼 때, 아직 협상을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않은 유럽과 미국의 갈길은 더 멀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자들의 PICK!
지난해 상반기 미국이 유럽 등 수입산 철광, 알루미늄에 10~25%의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곧바로 미국산 청바지, 오렌지 오토바이 등에 관세를 붙인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장 클라우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상호 적대적 무역관계를 해소해 나가기로 합의하면서 분위기는 해빙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2월,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의 증가가 국가 안전보장을 해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뒤 90일 이내 관세 부과 또는 수입량(쿼터) 제한 등의 조치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시한이 오는 18일로 열흘 가량 남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 부과를 고려중이란 입장을 밝혀왔는데 이것이 실현될 경우 자동차 제조업이 강한 독일 등 유럽 국가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트럼프의 대중 압박 과정을 지켜본 이후, 독일 증시에서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듯, 폭스바겐 주가가 전일 대비 1.8%, 다임러가 2.05%, 푸조가 2.12%씩 떨어졌다.
한편 에릭슨 소장은 "미국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EU에도 좋을 리 없다"며 "관세 인상은 세계 경제의 온도를 낮추고 그것은 EU산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