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선거 이후로 미일 무역협상 미루고 싶은 아베의 설득 총력전..."알겠다"고 해놓고 또 압박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이 너무 더디다며 관세 폭탄을 던지겠다고 위협하자 일본이 덩달아 깜짝 놀랐다. 역시 무역협상을 앞두고 여름 이후 타결을 주장하며 버티고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올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마찰을 피하고 싶은 아베 신조 총리 입장에서는 초조하게 됐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지난 6일밤 아베 신조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가 4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발사체 관련 논의 외에도 미일 무역문제를 다뤘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양국간 무역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차 확인해 줬다고 한다. 지난달 아베 총리는 미국까지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협상 타결 시기를 늦추자고 설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또 조기 타결을 종용하자 이에 대답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상 타결을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아베 총리에게 6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 무역협상 타결을 여름으로 미루자는 설득전을 펼치고 있다. 오는 7월 아베 정권의 명운이 달린 참의원 선거가 열리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뒤 내년 개헌을 통해 '자위대'를 확실히 명기하고, 향후에는 일본을 '전쟁가능국'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는 개헌 불발을 의미하는 만큼 선거전에 불리한 내용을 후로 미루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 조기타결을 종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말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5월말 일본 방문 때 새로운 무역협정에 서명할 지도 모른다"고 말해 아베 총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후 일대일 회담자리를 갖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까 5월이라고 말한 것은 안된다. 일본에서 여름에 선거가 있어서 그 전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5월에 합의해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다음 국회가 열리는 가을 이후가 된다"며 "미 대선이 내년에 있는 걸 알고 있고, 그때까진 제대로된 모양새를 갖출테니 안심해달라"고 약속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잘 알았다"고 답했다.
귀국 후 아베 총리는 측근들에게 "다시 트럼프와의 관계에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설득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또 이달말까지 미일 무역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발언했고, 지난 5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이 더디다며 관세 위협을 가하면서 아베 총리 역시 무역협상을 마냥 느긋하게 생각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28일 일본을 국빈 방문해 또 한번 무역협상을 빨리 타결하자고 아베 총리에게 의견을 전하고, 6월 일본에서 열리는 G20 회의쯤 새로운 협정에 서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골프를 같이 치고, 씨름 대회를 함께 관전하는 등 둘만의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협상 타결 시기를 늦출 것을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