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장, 12일 지중해서 아프리카난민 53명 구조 <br>이탈리아 입항금지명령 무시해 '징역 10년형' 위기

독일 난민구조선 선장이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금지 명령을 어겨 체포되면서 양국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정부는 이민자 40명을 태운 선박을 이탈리아 항구에 정박해 체포된 선장 카롤라 라케테(31)를 석방해달라고 이탈리아 당국에 요구했다.
비정부기구(NGO) 구조선 '씨워치3'의 선장인 라케테는 지난달 12일 리비아 영해에서 53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 이탈리아로 향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민간 선박이 허가 없이 난민을 자국 항구에 들이는 것을 금지한다.
구조된 난민 가운데 임산부를 포함한 13명은 건강상 이유로 하선 허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40명은 2주가량을 50m 길이의 구조선에 갇혀 보냈다.
이탈리아 당국은 난민구조선의 입항 금지 명령을 내리고, 라케테 선장에게 난민들을 리비아로 돌려보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라케테 선장은 항해법상 이들을 안전한 항구에 내려줘야만 한다는 이유로 내전이 진행 중인 리비아로 돌아가길 거부했고, 17일간의 대치 끝에 지난달 29일 이탈리아의 람페두사 섬 항구에 정박했다.
라케테 선장은 이 과정에서 난민구조선의 정박을 막던 이탈리아 당국의 소형 순시선과 마찰을 빚었다. 그는 해당 순시선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공무집행방해·불법 난민 지원 등의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가택연금 상태인 라케테 선장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사건은 비교적 친(親)난민 성향인 독일과 난민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이탈리아 사이 불화로 번졌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라케테 선장을 "해적"이라고 칭하며 "이는 범죄행위다. 전쟁행위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으나, 독일 정부는 라케테 선장의 석방을 요구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람들을 구조한 이가 범죄자가 될 순 없다"며 선장을 옹호하고 나섰고, 헤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우리 입장에선 오직 캐롤라 라케테 선장의 석방만이 법규에 의한 결과일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 유럽 정치인들은 민간기관이 난민을 구조하는 행위를 막는 이탈리아의 규정이 오히려 더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고 비판한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려고 시도하다 숨진 이민자의 수는 약 2300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는 민간구조행위가 난민들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여정을 떠나도록 부추긴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