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초미세먼지 900㎍/㎥ 넘겨… 휴교령, 외출자제령, 건설공사 중단령

인도 뉴델리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 900㎍/㎥를 넘기는 최악의 대기오염이 발생하면서 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휴교령이 내려지고 건설공사도 중단됐으며 여객기마저 뉴델리를 피해 다른 도시에 착륙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시작된 올해 들어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약 30여편의 항공기들이 뉴델리 착륙을 포기하고 다른 도시로 종착지를 변경했다. 스모그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기수를 돌린 것이다.
이날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900㎍/㎥을 나타냈다. 이는 세계건강기구(WHO)의 안전기준인 25㎍/㎥와 '매우 심각한' 수준인 50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인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오염 측정기가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재앙이다"라고 평가했다.
인도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 1일 뉴델리에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 외출·외부활동 자제령, 휴교령, 건설공사 중단령 등을 내렸다. 당국은 지난 1일부터 각 지역 학교에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500만개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아르빈드 케즈리왈 델리 주지사는 3일 "대기오염이 참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중앙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1일에는 "뉴델리는 가스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곳에서 스모그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매년 11월이 되면 뉴델리 인근 농가가 수확을 끝낸 농작물을 태우면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한다. 지난 한 주간 델리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는 3000건이 넘는다. 같은 기간 열리는 힌두교 디왈리 축제에서 발사된 폭죽도 대기오염을 악화시키고 있다. 인도 당국은 비가 오지 않아 오는 5일까지 스모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찾아오는 스모그에 일부 시민들은 이날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15곳 14곳이 인도 도시다.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델리, 펀자브, 벵갈 등 7개 주 주민들의 기대수명은 대기오염으로 인해 세계 평균보다 7년 적다. WHO는 대기오염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담배를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