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새로운 10년 ESG]1-<6>기업이 변한다…브레멘 슈멜츠 파타고니아 아·태 총괄이사 인터뷰
-"매년 매출 1%는 지구에 내는 세금" 환경단체에 수익금 후원
-유기농 소재로 고객 신뢰…성장보다 환경 보전 "진정성이 중요"

"지구를 살리는 사업을 하겠다"
기업의 이윤추구가 최우선시되는 사회에서 환경을 보존하겠다는 목표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기업이 있다. 매년 매출 1%를 '지구에 내는 세금' 명목으로 환경단체에 후원하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다.
도리어 "제발 우리 옷 사지 마라"는 친환경 캠페인 덕분에 파타고니아는 미국 2위로 급성장하며 사업적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도 매년 두 자리 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국내 직진출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유기농·친환경 소재를 고집하고 그 공급망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이 환경보전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의 마음을 샀다.
그러나 잘 나가는 파타고니아에도 말하기 어려운 고민은 있다. 다음은 지난해말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만난 브레멘 슈멜츠 파타고니아 아시아·태평양 총괄 이사와의 인터뷰 전문.
- 파타고니아는 소비를 적극적으로 권장하지 않는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물건을 팔기 위한 마케팅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는 목표가 상충하지 않나
▶우리는 기업 성장에 관심이 없다. 항상 말하지만 우리의 임무는 지구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다. 나도 매분기·매년 주요 목표를 성장치로 잡지 않는다. 대신 환경과 관련한 매우 세밀한 목표를 매번 정한다.
-성장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일반기업처럼 경영계획을 설정하지만, 그 목표가 반드시 성장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기업은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파타고니아에서 이윤은 지구를 살린다는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키려면 매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환경 마케팅 예산도 필요하다. 나아가 일반기업들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방식을 채택하도록 장려하려면 재무건전성이 담보돼야 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사업 성장을 시장에 보여주고 파타고니아의 경영방식을 각 산업군에 확산시켜 강력한 선순환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얼마 전에 매출이 1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아무도 몰랐다. 며칠이 지난 뒤에 깨닫고 그냥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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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이 주목표가 아니면 직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나.
▶모든 목표는 "지구를 살리는 사업을 하겠다"는 우리의 임무에 기반을 둔다. 당면한 과제에 따라 이를 탄력적으로 설정한다. 한국 사업 초창기에는 빠른 재무 안정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매출·실적 등 일반적인 영업 사항의 비중이 높았다. 이후 사업이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임무를 수행하고 이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의 비중이 늘고 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회사의 환경 보전 임무에 공감한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정말로 열심히 일을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한다.

- 그렇다면 현재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트렌드'(유행)가 되지 않는 것이다. 쿨한 이미지는 감사하지만 필요하지 않다. 사실 조금 불편하다.
실제로 우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서 월가를 제외했다. 친환경 사업을 장려하고 기업들에게만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1000만 달러의 손실을 봤지만 괜찮다.
이는 우리가 아직 작은 회사인 이유다. 우리는 상장도 하지 않았으며 노스페이스 같은 거대기업보다는 작은 편이다.
-쿨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노력하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인기에 힘입어) 소비자가 타사 제품 대신 우리 제품을 사면 노동력착취 공장(sweatshop)에서 만든 제품 하나가 줄기 때문이다.
우리의 브랜드 가치는 신뢰다. (친환경과 관련해서) 파타고니아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린워싱(친환경경영과는 실질적으로 거리가 있는 기업들이 친환경 이미지를 위해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을 하지 않고 철저히 믿을 만한 공급망을 유지한다.
결국 우리는 마니아층, 파타고니아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의 우수한 제품을 입어보고,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공감하는 이들이다.
-장기 목표도 말해 달라
▶현재 진행하는 사업을 계속 발전시키려 한다. 유기농·친환경 공급망을 추가로 확보하고 의류 이외 사업으로 이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친환경 음식 사업을 진행하고 벤처캐피탈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성장이 목표가 아닌데 시장을 확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우리의 임무와 관점을 전파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 시장을 확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중국에서 매우 작은 규모의 시장을 유지하는 이유이다. 한국은 그 가능성을 봤기에 확장했다.

- 한국에서만 특별하게 진행하는 사업이 있나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Single Use Think Twice'(SUTT) 환경 캠페인을 한국의 고유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도 지난달부터 SUTT 캠페인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지속가능 경영과 친환경 기업으로 파타고니아를 주목하는 국내 회사들이 늘었다. 많은 강연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환경팀에서 많은 시간을 강연에 할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국내 기업도 10개로 늘어났으며, 내년에는 더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파타고니아 본사에서 의류제조에서 출판, 농업, 어업 그리고 목축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아직 상당수의 사업이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다.
-친환경 사업을 내세우는 경쟁자가 늘었다. 향후 전망에 대해 말해 달라
▶파타고니아의 경쟁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옷을 만드는 빼어난 기술을 갖춘 기업도 있고,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유기농·친환경 옷을 만드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동시에 둘 다 잘하는 기업은 없다. 우리처럼 정직하고 진짜(real)인 기업도 없다. 우리는 그린워싱을 하지 않는다.
10여 년 전 내가 의류매장 설계로 고민하고 있을 때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내게 전한 말이 기억난다. 그는 당시 '그저 진짜가 되라'고 조언했다. 그 이후 나는 모든 선택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항상 정직하고 진짜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