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 묘하네…대폭락 전 4조원 주식 판 베이조스

시점 묘하네…대폭락 전 4조원 주식 판 베이조스

김수현 기자
2020.03.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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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분석결과 2월초~지난 19일 美상장기업 임원들 11조원 주식 매각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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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월초부터 지난주까지 총 92억달러(약 11조원)의 보유주식을 매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을 포함해 미국 일부 국회의원들도 코로나19(COVID-19) 관련 정부 브리핑을 들은 뒤 주식을 팔아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휩싸였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1일부터 3월 19일까지 미국 상장기업 임원의 주식 매각에 대한 4000건 이상의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지난달 19일 최고치를 찍은 후 이달 20일까지 약 30% 폭락했다. WSJ는 "이 같은 CEO들의 자사주 매각으로 이들은 19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피할수 있었다"고 전했다. WSJ는 개별 주식을 3월20일 시점에 매각했을 경우를 가정해 그 차액으로 이들이 회피한 손실 추정액을 계산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주식을 매각한 사람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였다. 베이조스는 지난 2월 첫째주에 총 34억달러(약 4조1800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각했다. 그가 가진 아마존 지분의 3%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달 6일부터 24일까지 아마존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지난달 6일부터 24일까지 아마존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당시 아마존 주가는 사상 최고점에 근접해 있었다. 그 결과 베이조스는 3억1700만달러(약 4000억원)의 장부상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베이조스가 지난달 한 주에 팔아치운 자사주 규모는 지난 12개월 동안 매각한 것보다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조스를 외에도 아마존 내부 직원 수천명도 급락하는 아마존 주식을 내던졌다. 이 기간 동안 내부 직원들이 매각한 아마존 주식은 모두 64억달러다.

이 기간 동안 아마존 외에도 150명 이상의 기업 경영진들이 각각 최소 100만달러 이상의 자기 회사주식을 매각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지난 2월 14일 25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해 930만달러어치의 손실을 막았으며,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랜스 우글라 CEO도 4700만달러어치 지분을 팔았다. 우글라 CEO가 내다판 지분의 가치는 지난 20일 기준 반토막 넘게 사라진 1920만달러에 불과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마크 로완 공동창업자도 2월부터 3월 초 사이 9900만달러의 주식을 팔아치워 총 4000만달러의 장부 손실을 피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심각하게 받은 카지노업체 MGM리조트 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모렌 CEO도 2억2000만달러 규모의 매물을 지난달 매도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2월 고점 대비 73% 하락했다.

폭락 예상했나…SEC, 내부자거래 위험성 경고

CEO들의 매도 시점이 절묘하다보니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 켈리 뢰플러 의원, 제임스 인호프 의원, 민주당 다이앤 페인스타인 의원 등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미공개 브리핑을 받은 후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로 미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주식 내부자 거래의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SEC는 "코로나19로 인해 SEC의 공시 요청이 지연되는 경우 특히 중요한 비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일부 사람들이 내부 정보에 근거해 회사 주식을 거래하는 것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WSJ는 이들 CEO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달 초 현금 실현의 기회로 삼고 매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로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자사주 매각이 앞당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기업 지배구조 자문사인 애덤 엡스타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악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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