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로나 재확산 리더십에 달렸다④ 보우소나루 대통령, 보건장관에 현역 육군 장성 앉혀…백신 실험실 전락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쓰고 있다/사진=[브라질리아(브라질)=AP/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08/2020082111151332925_1.jpg)
브라질 내 코로나19(COVID-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일 연속 4만명대를 넘어서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350만명을 돌파했다.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나라다. 브라질의 바이러스 확산세는 대통령과 국민들의 방역 지침 무시로 인한 '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언행을 거듭하면서 지방 정부, 보건전문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 확진자가 4만5323명 확인됐다. 사망자도 1204명 추가됐다. 19일 4만9298명, 18일 4만7784명에 이어 3일 연속 신규 감염자 수가 4만명을 넘겼다.
이로써 이날 기준 브라질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50만1975명, 누적 사망자 수는 11만2304명으로 집계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부터 계속해서 "코로나는 기껏해야 작은 독감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에게 경제활동을 계속하라고 말했다. 행정부의 부실 대응 비판이 커지자 "사람은 원래 언젠가 죽는다. 나보고 어쩌라는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지않고 지지자를 만나는 등 활동을 이어가다 결국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에서조차 마스크를 벗고 기자들에게 "난 괜찮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말라리아약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이를 복용해왔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외곽 솔 나센치 회관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농산물과 기초 생필품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브라질리아=AP/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08/2020082111151332925_2.jpg)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무책임한 대응에 브라질의 보건 전문가들은 브라질 국민들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무지한 대통령과도 싸워야 한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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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며 사태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만데타 전 장관은 "대통령이 말라리아약을 복용하고 코로나19 증상이 완화됐다고 말하는 것은 대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만데타 장관을 지난 6월 해임했다. 이후 의료 경험이 전혀 없는 에두아르도 파수엘로 육군 장군을 임시 보건부 장관으로 세웠다. 파수엘로 육군 장군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는 이 역할을 위해 태어났다. 우리나라에 더 잘 봉사할 수 있는 올바른 위치에 간 것"이라고 답했다.
파수엘로 장군은 의료기관의 승인이 없음에도 클로로퀸 사용 지침을 발표했다. 그가 임시 보건부 장관을 맡은 3개월 동안에만 23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1만5633명이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만데타 전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믿고 싶지 않은 것 같다"며 "그는 단지 사람들이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길 원하고, 결국 그는 매우 위험한 길을 택해서 온 나라가 그 길로 들어가게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브라질 국회를 통과했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해당 법안의 일부 사항에 대해선 거부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의회 및 지방정부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사임 주장도 나왔다. 좌파 야권은 아예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주에서는 주지사가 "현 대통령은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공개 비난하면서 세계은행(WB)에 코로나19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달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국회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의 비효율성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려 여성 운동가들이 "타도 보우소나루"라고 쓰인 마스크를 쓰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브라질리아=AP/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08/2020082111151332925_3.jpg)
브라질의 상황은 브라질을 백신 개발지로 각광받게 했다. 세계 각 국의 백신 회사들이 브라질에서 임상 시험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됐지만 사실 브라질은 감염병 전문가와 의료장비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곳"이라며 "환자가 많아 백신 개발 시험 자원자도 확보하기 좋다"고 전했다.
초기에 코로나19 사태를 제어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췄음에도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감염자가 많아지면서 거대한 실험실로 전락한 셈이다.
상파울루 대학의 역학연구센터 책임자인 파울로 로투포 박사는 CNBC에 "브라질은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었다"며 "3월 둘째 주에 봉쇄 조치를 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