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로나 디바이드⑤ 성적 부여 차별을 낳은 코로나 격리

코로나19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대입 성적을 매기는 정책을 도입한 영국이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의 성적이 교사들의 예상치보다 40% 가까이 낮게 나오면서다.
특히 부유한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가난한 학생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시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강화한다며 전국적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은 통상적으로 5~6월에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A레벨 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A레벨 시험을 취소하는 대신 알고리즘을 통해 성적을 산출하기로 정했다.
영국 시험감독청(Ofqual)은 학생의 A레벨 예비시험과 학교 과제 점수, 교사의 예상치 등을 바탕으로 성적을 매겼다. 모의고사와 내신 성적 등을 분석해 수능 등급을 부여한 셈이다.
알고리즘을 구성할 당시 시험감독청은 공정성을 위해 학교 성적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소속 학교의 역대 학업능력을 고려한 것인데, 이게 부유한 학생에게 유리하게 작동했다.
옥스포드대학 컴퓨터공학과 수석연구원 헬레나 웹은 "(가중치 부여는) 전국적 차원에서 공정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개인에 대해선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A레벨 성적을 받은 학생과 교사는 모두 예상보다 낮은 점수에 혼란에 빠졌다. 낙후된 지역의 공립학교에 다니는 경우 피해가 심해 불평등 논란도 제기됐다.
학생들은 "빌어먹을 알고리즘"(Fxxx the algorithm)이란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고, 일부는 A레벨 성적표에 불을 붙이며 "내 점수가 아니다"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노동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즉각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긴급 검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태가 좀처럼 진화되지 않자 가빈 윌리엄스 영국 교육부 장관과 로저 테일러 시험감독청장은 17일(현지시간)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A레벨 성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테일러 청장은 성명에서 "교사가 제출한 예상치에 따라 새 성적을 부여할 것"이라며 "대학엔 당국과 교사가 산출한 성적 중 더 높은 수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험감독청 수장인 샐리 콜리어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교육부 수석 공무원인 조나단 슬레이터도 당초 내년까지 근무를 이어나갈 예정이었지만 직을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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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간)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03./사진=[런던=AP/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08/2020082711342793368_1.jpg)
이 가운데 존슨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이번 사태가 '돌연변이 알고리즘'(mutant algorithm) 때문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사고 있다.
그는 이날 레스터셔주 콜빌에 위치한 한 학교를 방문해 "학생의 성적이 돌연변이 알고리즘으로 인해 떨어질 뻔 했다"며 "마침내 문제가 해결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최대의 교사연합회인 국립교육노조(NEU)의 케빈 코트니 사무총장은 "존슨 총리는 뻔뻔스럽게도 자신이 만든 재앙의 책임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