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이 300만대 돌파가 예상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위로 밀렸을 뿐 아니라 현대차 코나와 제너럴모터스(GM) 볼트 리콜 비용으로 실적이 나빠졌다. LG그룹은 권영수 LG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CEO로 긴급 투입하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배터리 시장에선 CATL, BYD 등 중국 업체가 주력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성장세가 무섭다.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한 테슬라도 LFP 배터리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테슬라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차량의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 중인 차량에 LFP배터리를 탑재해서 중국, 유럽에 판매하고 있는데, 그 적용대상을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올해 1~9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5% 급증한 215만7000대를 돌파했다. 현지 업계는 올해 전체로는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예상 판매량(약 600만대)의 절반이 중국에서 팔리는 셈이다.
지난 11월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약 20%까지 올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에서 매년 약 2500만~3000만대의 자동차가 팔린다고 가정하면 한 해 팔리는 전기차는 500만~600만대에 달하게 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시장도 급성장했는데, 특히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업체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이 커졌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일종이다.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양극재로 쓰는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인산, 철을 양극재로 사용한다. 안정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무겁고 에너지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올해 1~9월 중국 배터리 누적 생산량은 전년 대비 195% 증가한 134.7GWh를 기록하면서 이미 전년 생산량(83.4GWh)을 61.5%나 초과한 상태다. 이중 삼원계(NCM) 배터리 생산량이 62.8GWh로 약 47%를 차지했으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량은 71.6GWh로 약 53%를 차지했다. LFP배터리 생산량은 전년 대비 291.4% 급증했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생산량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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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순위를 살펴보자. 중국 배터리업체인 CATL이 배터리 탑재량 46.8GWh, 점유율 50.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역시 중국 업체인 BYD, CALB가 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탑재량 5.1GWh, 점유율 5.5%로 4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LFP 배터리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작년 3월 BYD가 배터리 팩의 공간활용도를 약 50% 향상시킨 블레이드 배터리를 개발한 후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플래그십 모델 '한'을 출시했는데, 이 모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저가 전기차인 '홍광미니EV'도 LFP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출시가 가능했다.
지난해 6월에는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 시작했고 올해 7월부터는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에도 LFP배터리를 탑재했다.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게 앞서 언급한 테슬라가 전 모델의 스탠다드 레인지에 LFP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결정이다.

테슬라가 글로벌 최대 시장이자 경쟁이 치열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업체 위치를 유지하는 건 놀라운 사실이다.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 1위는 한국돈 500만원에 불과한 '홍광미니EV'가 차지하고 있지만, 2·3위는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가 굳건히 지키고 있다.
테슬라의 성공 비결은 '이중제중'(以中制中·중국업체를 이용해, 중국업체를 제압하는 전략) 전략이다. 성능뿐 아니라 가격 역시 중요한 중국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테슬라는 중국 배터리업체가 생산한 LFP배터리를 사용해, 중국 전기차업체와 경쟁하는 '이중제중'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테슬라가 중국에서 올린 매출액은 90억1500만 달러(약 10조5500억원)로, 중국시장이 글로벌 테슬라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면서 미국시장에 이은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는 LFP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가격이 25만1740위안(약 4530만원)에 불과하다.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LFP로 교체한 후 가격을 3만 위안(약 540만원) 가까이 낮췄으며 BYD 등 중국 전기차와 비교해도 가격차가 크지 않다. 중국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와 경쟁하면서 다져진 가격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 테슬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37억5700만 달러(약 16조1000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89% 늘어난 16억1800만 달러(약 1조8930억원)를 기록했다. 여전히 손실 상태 또는 미미한 이익을 내는 데 불과한 대다수 중국 전기차업체와 달리 테슬라는 견실한 수익창출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 배터리업체 CATL 역시 중국 전기차 판매 급증과 테슬라의 LFP배터리 채택이라는 양 날개를 타고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혔다.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CATL이 49.1GWh로 시장 점유율 30.3%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210.8%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154.4% 증가한 39.7GWh를 기록했지만, 시장점유율은 24.5%에 그쳤다. CATL이 더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LFP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CATL을 따라잡기 위한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양사의 경쟁 결과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