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만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끊나[PADO]

누가 대만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끊나[PADO]

김수빈 PADO 매니징 에디터
2023.07.02 06:00
[편집자주] 해저 인터넷 케이블에 대한 관심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세계 곳곳의 해저 케이블망 설치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나서고 있고 미국을 필두로 서구가 이를 저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해저 케이블은 놀랄만큼 감청이나 사보타주에 취약합니다. 아직까지 중국의 해저 케이블 설치 실적(길이 기준)은 프랑스, 미국, 일본 다음에 불과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의 해저 케이블 수리에 중국 기업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케이블 중간 중간에 설치되는 중계기에 감청 장비를 설치할 가능성도 제기되죠. 세계 정보전쟁에서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과연 얼마나 안전할지 자문해봐야 할 때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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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과 3월, 난간(南竿)읍의 린지둥(林志東) 읍장은 이메일을 확인하기위해 15분을 걸어야 했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람들로 붐비는 통신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와이파이 핫스팟에 겨우 연결해 이메일을 볼 수 있었다.

마쭈(馬祖) 열도 사람들에게 이는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타이베이에서 뱃길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이 열도는 대만의 영토이고 인기있는 관광지이다. 린지둥 읍장을 비롯한 1만4000명의 마쭈 열도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이 악화된 것은 2월 2일부터였다. 그날 중국 어선 한 척이 이 군도와 대만 본섬을 연결하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 두 개 중 하나를 끊어버린 일이 발생했다. 6일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화물선 하나가 나머지 해저 케이블마저 끊어버렸다. 마지막 남은 대만 본섬과의 인터넷 연결이 끊어져버린 것이다.

마쭈 열도는 36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가까운 것은 중국에서 겨우 8킬로 떨어져 있을 뿐이다. 이렇게 대만 본섬에서 떨어져 있는 이 섬들은 비상용 극초단파 송수신망마저 없었다면 완전히 외부와 차단되었을 뻔했다. 병원 같은 필수적인 곳을 위해 남겨둔 이 한정된 대역을 가지고 지역의 통신회사는 지사 건물 밖에 와이파이 핫스팟을 세웠다. 하지만 수많은 인터넷 트래픽이 이 한 군데 통로로 몰리다보니 인터넷 접속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렸다. 주민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뒤지고 라인(마쭈 열도사람들은 라인을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받고 결제를 한다)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도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넷플릭스 감상같이 데이터를 엄청 먹는 일은 말할 것도 없다. 문자 하나 보내는데 20분이 걸릴 수도 있었다.

"또 다시 인터넷 접속이 또 안될까봐 모두들 겁을 먹고 있습니다. 생활이 말이 아닙니다." 린지동 읍장의 이야기다.

/그래픽=The Wire China, PADO
/그래픽=The Wire China, PADO

마쭈 열도에 인터넷 서비스가 재개된 것은 3월 31일이었다. 대만 정부가 해저케이블 수리 선박을 파견했다. 대만 정부가 나서는 게 처음은 아니었다.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대만 민진당의 마쭈 열도 지구당 사무실의 리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마쭈 열도는 지난 5년간 케이블 절단사태를 27차례 겪었고, 그 수리비가 총 830만달러(약 11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가장 길고 고통스러웠다. 51일간이나 먹통이었고 케이블 두 개가 모두 끊어졌기 때문이다.

모든 마쭈 열도 해저케이블 절단 사태는 인재(人災)에 의한 것이었는데, 해저케이블의 위치가 이런 실수를 막기 위해 널리 공지되어 있는데도 준설선이나 어선이나 화물선이 돌아가며 '실수로' 케이블을 끊어버렸다. 대만정부는 이런 케이블 절단 사태를 '고의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부르려다 참았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안보 전문가나 외교정책 분석가들에게 이런 사태들의 원인은 명백했다. 중국이 범인이다.

엘리자베스 브로는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연구원으로 신종 안보 위협과 회색지대 위협을 주로 연구하는데, 해저케이블 절단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것을 보면 고의성이 엿보인다고 진단한다.

"중국 배들에 의해 해저케이블이 절단되는 빈도를 보면, 세계 다른 곳에 있는 케이블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빈도가 높습니다."

대만은 한동안 포위공격을 받고 있는 섬 같았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들은 자주 대만 상공에서 굉음을 내며 날아다녔고 해군함정들은 작년에 두 차례나 여러날에 걸친 훈련을 한다면서 대만의 민간 해상활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대만은 계속해서 중국측의 사이버공격과 반정보(反情報) 작전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 이런 공격은 대만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대만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대만인들은 이런 압박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최근에 있었던 마쭈 열도의 인터넷 차단 사태는 중국이 제대로 꼭 집어 공격할 경우 일상생활이 갑자기 어떻게 마비되는지 잘 보여줬다. "대만과 관련해 중국의 목표 중 하나는 대만 국민들로 하여금 대만정부의 국가운영 능력을 불신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브로의 지적이다.

그는 또한 이번 마쭈 열도의 인터넷 차단이 연습경기에 불과하고 본경기는 대만 전체의 인터넷 차단일 것이라고 믿는다. 해저 케이블 차단이 글로벌 정보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이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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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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