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위안화 절하?...고시환율 7.2위안 돌파 "1년 7개월만"

트럼프 관세에 위안화 절하?...고시환율 7.2위안 돌파 "1년 7개월만"

김재현 전문위원
2025.04.08 18:06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04% 관세를 경고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와중에 중국이 그동안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달러당 7.2위안선을 깨뜨리며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기 시작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58위안(0.08%) 올린 7.203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7.2위안을 깨뜨렸다.

그동안 7.2위안선은 투자자들에 의해 인민은행이 관리하는 위안화 환율의 레드 라인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일일 고시 환율 기준 ±2% 변동 폭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는 8일 중국 증시 반등에도 외환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 절하를 촉발했다. 중국 역내 위안화 환율은 오전 개장 즉시 7.3364위안을 돌파하는 등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후 오후 들어 7.33위안 부근에서 거래됐다.

위안화 환율 추이/그래픽=김지영
위안화 환율 추이/그래픽=김지영

위안화 약세는 무역 갈등으로 강한 압력을 받는 성장엔진인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중국의 선택 대안이다. 하지만,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는 중국 경제 약세에 대한 베팅을 증가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본 유출을 악화시키고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켜 향후 무역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것도 수출을 악화시키고 경기 부진을 심화시킬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또한 억눌려 있던 절하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될 경우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

베키 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 거시경제 전략 책임자는 "이번 환율 절하는 중국의 환율 정책이 달러당 7.35위안 미만 사수에서 통제 하에서의 절하로 바뀌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공격적인 관세 인상 속에서 성장 압력을 둔화하기 위한 도구의 일환으로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예상하는 애널리스트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일치된 의견은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향후 2개월 동안 위안화가 최대 15% 의도적으로 절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글로벌 외환투자수석 브래드 베첼도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할 확률은 75%에 달하며 인민은행이 일단 절하에 나선다면 20~30%처럼 큰 폭으로 절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위안하 절하가 자본 유출을 악화시키고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덜 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미즈호 은행의 아시아 외환 전략가 켄청은 "인민은행이 관세 발표 이후 시장의 혼조국면을 안정시키기 위해 환율이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유연성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본 유출 위험으로 인해 급격한 위안화 절하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켄청은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재개할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 외환 안정성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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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논설위원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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