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하버드대 때리기…"외국학생 이름·국적 공개해야"

트럼프 또 하버드대 때리기…"외국학생 이름·국적 공개해야"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5.05.26 01:21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정책 갈등을 빚고 있는 하버드대에 외국인 학생의 이름과 국적 공개를 요구했다. 외국인 학생 등록을 취소하라는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가로막히자 또 다른 압박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버드대의 갈등이 커지자 다른 대학들도 불똥이 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왜 하버드는 전체 학생의 거의 31%가 외국에서 왔다고 밝히지 않는 걸까"라며 "몇몇 국가는 미국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고 학생을 교육하는 데 한 푼도 쓰지 않고 있는데 누구도 우리에게 이를 말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외국인 학생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며 "우리가 하버드에 수십억달러를 지원한 만큼 이는 합리적인 요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대가 5200만달러(약 712억원)를 갖고 있다"며 "연방정부에 보조금을 요청하지 말고 이 돈을 써야 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버드대의 갈등은 지난 4월부터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근절 등을 이유로 교내 정책 변경 및 정부의 학내 인사권 개입 등을 요구한 데 대해 하버드대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구지원금을 동결한 데 이어 지난 22일 유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하면서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는 강경 조치까지 취했다.

하버드대가 곧바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미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이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SEVP 인증 취소 효력은 일단 중단된 상태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대학에도 하버드대와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SEVP 인증 취소 조치를 다른 대학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당연히 검토 중"이라며 "이번 조치가 모든 대학에 대한 경고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가엔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하버드대 사태로 트럼프 행정부가 개별 대학의 정책에 직접 개입할 우려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총장은 공식 서한을 통해 "연방정부가 하버드대에 취한 조치는 미국의 개방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하버드대가 공개한 지난해 10월 기준 외국인 학생의 국적 목록에 따르면 외국인 학생은 전체의 27% 정도다. 중국 출신 학생이 가장 많고 캐나다, 인도, 한국, 영국 순이다. 2024∼2025학년도에 최소 147개 국가 및 지역 출신의 학부생·대학원생·연구자 6793명이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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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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