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상무부 대중국 수출 통제 그대로 모방
최종 용도 따라 수출 제한…메모리업체에 영향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내놓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0% 추가 관세를 발표하며 미중 관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 언론은 희토류 수출 통제가 현실화되면 ASML 등 반도체 장비업체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중국 상무부는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 문건을 통해 3가지 최종 용도에 대해 희토류 수출 신청을 개별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반도체나 256단 이상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 △이들 반도체의 제조·테스트장비 및 소재 △잠재적으로 군사용도를 가진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희토류가 이에 해당된다.
또 중국 상무부는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 원소 7종에 더해 사마륨·코발트, 터븀·철, 디스프로슘·철, 터븀·디스프로슘·철, 산화디스프로슘, 산화터븀 등 희토류 합금도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희토류 사용을 최종 용도에 따라 제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 상무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그대로 모방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10월 미국 상무부는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6/14㎚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한 바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의 허 후이 반도체 총괄 디렉터는 반도체 공급망은 "반도체 소재, 반도체 장비에서 생산 과정에 이르기까지 희토류 화합물을 사용하며 예컨대,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광원 시스템에는 최소 2가지 희토류 원소의 화합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후이 디렉터는 "올들어 중국이 여러 차례 희토류 수출을 통제해왔고 이번 보복 조치는 더 정밀해지면서 AI 산업에 가장 중요한 14㎚이하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와 256단 이상의 3D 스택 칩을 겨냥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잠재적으로 영향받을 수 있는 기업에는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업체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업체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정제·제련 시장의 90%, 희토류 영구자석의 93%를 생산할 만큼 희토류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특히 중국은 이번 수출 통제 강화조치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0.1% 이상 사용했거나 중국 기술이 사용됐다면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미국이 중국을 제재할 때 사용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그대로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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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후이 디렉터는 "미중 무역 협상에는 여전히 변수가 있고 반도체 업체마다 일정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희토류 수출 통제가) 당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