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정당 주도, 6월 국민투표실시…정부는 난색

스위스가 인구를 최대 1000만명으로 제한할지를 두고 오는 6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이민자 유입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거비 폭등과 인프라 과부하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고조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구 증가를 막으려다 국제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6월14일 인구 상한제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를 예고했다. 스위스는 직접민주주의제도인 '국민발안'에 따라 국민 10만명 이상이 서명한 안건은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이른바 '1000만 스위스 반대안'은 스위스의 영주 인구를 2050년까지 1000만명 이하로 제한하고 950만명을 넘을 경우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도록 한다. 정책 수단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외국인의 영주권 취득 기준을 높이고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솅겐조약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재 스위스 인구는 약 910만명이다. 일각선 인구 1000만명 도달까지 10년도 걸리지 않을 거란 예측도 나온다. 높은 임금과 삶의 질에 매료된 이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외국인 거주자 비율은 27%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0년 이후에만 인구가 약 25% 급증했다. 비교하자면 같은 기간 미국은 약 20%, 프랑스는 12%, 한국은 9% 증가했다.

인구 상한제 논의를 주도, 국민투표 안건을 발의한 건 우파 성향 스위스국민당(SVP)이다. 스위스국민당은 "인구 폭발이 인프라를 압박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임대료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단 1년 만에 18만명 넘는 인구가 유입됐다.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대 목소리도 적잖다. 인구 상한제가 스위스 경제에 타격을 주고 노동력을 메우기 위한 외국인 인재 유치가 더 어려워지며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맞선다. 스위스 로비 단체 이코노미스위스는 "지금까지 이렇게 극단적인 안건은 없었다"면서 인구 제한으로 인해 유럽연합(EU) 인력이 줄어들 경우 기업들의 해외 이전과 세수 감소, 혁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정부와 의회는 국민투표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다. 인구상한제가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EU와의 관계도 틀어질 수 있다면서다. 정부는 스위스가 EU 솅겐 조약과 더블린조약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더블린조약은 난민이 처음 입국한 유럽 국가에서 난민 자격 심사를 받도록 한 조약이다. 만약 스위스가 이 조약에서 빠지면 난민 관리가 힘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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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 리와스의 최신 조사에선 48%가 인구 제한에 찬성하고 41%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투표에서도 접전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론조사기관 소토모의 마이클 헤르만 애널리스트는 두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때 60% 찬성률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민투표는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찬성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현재로선 찬반을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