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메타, MS,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기업 대표들을 초청했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연회장 증축에 3000억원 가까이 필요한데, 기부금을 독려하기 위한 만찬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스트룸에서 연회장(ballroom) 건립 자금 모금을 위한 만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엔 연방 정부와 주요 계약을 맺고 있는 대기업을 포함해 30여개의 단체와 개인까지 초청됐다고 WSJ은 보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참석한 기업으로는 록히드마틴, MS, 메타, 구글, 아마존, 애플, 팔란티어, 블랙스톤 등 주요 글로벌 회사를 비롯해 석유 재벌 해럴드 햄, 가상자산(암호화폐) 큰 손이자 트럼프의 고액 후원자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 부부, 코인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등이 참석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금 만찬 행사의 직접 주최자로 적힌 초청장이 이들에게 발송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내 새로운 연회장을 증축하고 있다. 지난 7월31일 백악관은 공식 발표로 "기존의 협소한 연회장 외에 9만 제곱피트(9800㎡) 규모의 새로운 공간에 650명까지 수용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건축하는 데 드는 비용 2억달러(2840억원)는 애국 기부자들이 기꺼이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예상 준공 이미지에 따르면 새하얀 건물에 내부는 금색 아치와 샹들리에로 꾸며졌다.

워팅턴포스트(WP)는 "MS 등 주요 기업들은 수백만 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투자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주요 기업 경영진들은 전통적인 로비 전략을 버리고 비공개 만찬, 거액의 기부금, 호화로운 선물로 대통령과의 접촉 시도를 늘리고 있다"며 "이번 연회장 증축 모금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기부금 내역을 철저하게 비공개에 부친다는 점은 비판 요인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건축 기금은 비영리 단체인 '내셔널 몰 트러스트(Trust for the National Mall)'로 보내진다. 이 단체가 공사비용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방식이다. 백악관은 비영리 단체이므로 기부자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WP는 "엄격한 공개 규정이 적용되는 기업 로비활동이나 정치 기부금과는 상이하게 다른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한 발 나아가 이런 모금행사와 기부금 독려가 정부와 기업 간 이해 상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연방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거나 행정부가 규제하는 산업에 몸답고 있는 기업은 특히 더 그렇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했던 2021년 민사소송에 대한 합의의 일환으로 '내셔널 몰 트러스트' 재단에 2200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워싱턴 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의 법학교수 캐슬린 클라크는 WP와의 인터뷰로 "기부금이 트럼프의 주머니로 들어가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프로젝트 자체가 트럼프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