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미국에 '제3국 망명' 요청했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미국에 '제3국 망명' 요청했었다"

김종훈 기자
2025.10.17 15:01

미국 지역신문 보도…트럼프 행정부 "마두로 정권 측 제안, 실질적 정권 교체 아니다" 제안 거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로이터=뉴스1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축출 위협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올해 두 번에 걸쳐 정권에서 물러나는 대가로 미국에 신변 보장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역신문 마이애미해럴드는 마두로 정권이 올해 4월과 지난달 마두로 대통령이 퇴진하는 대신 신변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월 마두로 정권은 카타르 측에 마련된 대화 채널을 통해 마두로 정권을 교체하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자진 사임하는 안을 제안했다. 또 미국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유정, 광산 사업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했다. 대신 마두로 대통령이 안전하게 베네수엘라에 머무를 수 있게 하고, 미국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에 관한 형사 절차를 모두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새 지도자가 나오기 전 과도기간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동생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델시·호르헤 로드리게스 남매는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마두로 정권은 이들이 마두로 대통령처럼 반미주의를 따르긴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만큼 극단적이진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두 사람이 미국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두로 대통령과 차별점으로 내세세웠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실질적인 정권 교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강경파들의 반발이 컸다. 로드리게스 남매가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태양 카르텔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문제시됐다고 한다.

이에 마두로 정권은 지난달 두 번째 제안을 건넸다. 이번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카타르나 튀르키예로 망명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정적인 미겔 로드리게스 토레스 전 내무장관을 로드리게스 남매와 함께 과도기간 지도자로 세우겠다고 했다.

최근 마두로 정권에 맞서 비폭력 항쟁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민주화 운동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과도정권 인선에서 배제됐다고 한다. 기존 관료들은 마차도가 지나치게 원칙적이고 융통성이 없다며 협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제안보다 나아진 게 없다고 판단해 지난달 제안도 물렸다.

전날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CIA)가 살상을 포함한 비밀 공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에 따라 CIA는 베네수엘라와 카리브 지역에서 공작이 가능해졌으며, CIA 작전이 군사 작전과 연계될 수도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보도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베네수엘라 인근) 바다는 장악했기 때문에 당연히 지금은 (타격 목표로) 육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CIA의 비밀 공작을 승인했음을 사실상 자인한 것.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부정 선거를 통해 집권한 마약 카르텔 수괴로 규정하고 축출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지난달에는 베네수엘라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의 마약 운반선을 격침하고 조직원 11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는 이지스 구축함, 전투순양함 등 선단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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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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