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퍼터' 주고 '평화상' 추천…다카이치가 트럼프 마음 사는 법

'아베 퍼터' 주고 '평화상' 추천…다카이치가 트럼프 마음 사는 법

윤세미 기자
2025.10.28 16:17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그림자를 적극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매력공세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AFPBBNews=뉴스1

NHK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베이지의 원피스에 흰색 재킷을 입고 도쿄 영빈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자 미소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은 아베 전 총리를 연결고리로 친근함을 드러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며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오랜 우정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화답하듯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전 총리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는 "아베는 내게 좋은 친구였다"면서 "그는 우리가 만나기 훨씬 전부터 당신(다카이치)에 대해 매우 좋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총리가 된 건 놀랍지 않다"며 "그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매우 기뻐했을 것"이라고 했다.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사진=X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사진=X

이는 '아베 후계자'를 표방한 다카이치 총리의 대미 외교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일본 보수층에선 아베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우정을 쌓으며 미일 간 견고한 동맹 관계를 구축해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쓰던 퍼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며 미일 정상 간 깊은 신뢰 관계를 계승하겠단 의지를 발신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골프와 황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적극 고려해 일본 골프 스타 마쓰야마 히데키 사인이 담긴 골프백과 황금 골프공도 함께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금색으로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라고 적힌 검은색 모자에도 함께 서명했다. 10년 전 아베 전 총리의 슬로건이자 다카이치 총리가 올해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 선언 당시 언급한 슬로건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인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도 떠올리게 한다.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라고 적힌 모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사인했다./AFPBBNews=뉴스1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라고 적힌 모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사인했다./AFPBBNews=뉴스1

다카이치 총리는 또 아베 전 총리가 그랬듯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고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9년 북한과의 긴장 완화 공로를 들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군 요코스카 기지에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방문했는데, 그의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동승해 이동했다. 전용 헬기에 외국 정상을 태운 것은 드문 일로 미일 동맹을 강조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야구 경기 시청으로 약 10분 지연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있는 회담장에 도착해 "방금 트럼프 대통령 방에서 메이저리그를 보고 왔는데 LA 다저스가 1:0으로 이기고 있다"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날 열린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월드시리즈 3차전을 언급한 것이다. LA 다저스에는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활약하고 있어 일본에서도 월드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날 영빈관 본관 앞엔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의 픽업트럭과 미국에서 생산한 토요타 차량들이 함께 세워졌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 살리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부각하고 일본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로 읽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윤세미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