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집단과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 카르텔에 맞서온 멕시코 한 시장이 행사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미초아칸주(州) 도시 우루아판의 카를로스 만소(40) 시장이 전날 시내 광장에서 열린 '망자의 날' 행사 참석 중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범인은 치안 당국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고 범행과 관련된 용의자 2명은 체포됐다.
멕시코인들은 죽은 이들이 1년에 한번 이날 가족 곁으로 돌아온다고 여겨 각지에서 퍼레이드를 벌이며 친지 등을 기린다. 만소 시장 역시 촛불·해골 장식 등을 든 축제 인파 수십명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범인은 그 사이로 7발의 총탄을 쐈다.
경찰은 범죄 조직 척결을 공개적으로 외쳐온 만소 시장에게 앙심을 품은 범죄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우루아판은 멕시코의 핵심 수출 작물인 아보카도 재배의 중심지로 '멕시코의 아보카도 수도'라고 불리는 곳이다. 아보카도 산업 이권을 둘러싸고 범죄 조직들이 농가를 상대로 갈취와 폭력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또한 마약 원료 작물 경작지가 있어 마약 밀수의 핵심 경유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만소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범죄와의 전쟁'을 공언했다. 그는 "체포에 저항하는 범죄자는 사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만소 시장은 범죄집단의 위협에도 직접 방탄조끼를 입고 경찰과 순찰에 나서며 마약 조직 소탕을 강조해왔다. 순찰 때 그가 쓰고 다니던 카우보이모자는 만소 시장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는 지난 9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선 "또 한 명의 '살해된 시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끝내 범죄 조직에 피살된 또 한 명의 멕시코 시장이 됐다.
멕시코는 미국으로 들어가는 마약의 핵심 루트와 중간 기지 역할을 하고 있고, 멕시코 카르텔은 마피아 못지않은 글로벌 마약 조직으로 성장했다.
마약 문제가 멕시코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20년째 '마약과의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로인해 수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암살당했다.
지난해에는 욜란다 산체스 피게로아 당시 코티하시 시장이 시내 중심가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지난 5월엔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의 측근 2명이 멕시코시티 거리에서 총격에 사망했고 한달 뒤 살바도르 바스티다 가르시아 타캄바로시 시장이 시내에서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지난달엔 멕시코 중부 피사플로레스시의 미겔 바에나 솔로르사노 전 시장이 시내 한 마을을 방문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