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강세장을 이끌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며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17% 내린 6771.55에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04% 하락한 2만3348.6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3% 떨어진 4만7085.24로 장을 마쳤다.
AI 대표주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이날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7.94% 급락했다. 팔란티어는 올들어 150% 넘게 오른 가운데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20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이 높은 PER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의 주가 급락은 다른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날 3.96% 하락했고 또 다른 AI 칩 제조사인 AMD(-3.70%)도 낙폭이 컸다. 테슬라는 5.15% 급락했고 알파벳(-2.16%), 브로드컴(-2.81%), 아마존(-1.83%), 메타(-1.59%), 오라클(-3.75%) 등 AI 관련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월가에서는 PER 등 여러 지표로 본 뉴욕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고평가 위험을 경고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버블이 '닷컴 버블' 때보다 심각하다는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전날(3일)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향후 12∼24개월 내 10∼20%의 증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 같은 경고에 가세해 투자 심리 냉각에 일조했다. 모간스탠리의 테드 픽 CEO는 "거시경제 충격이 아닌 10~15% 정도의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면 오히려 건전한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AI 열풍으로 인해 S&P500지수의 선행 PER은 23배 이상으로 높아졌으며 이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조정 없이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지나치게 과열된 상태"라며 "지난 4월 이후 증시가 뚜렷한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1년간 그에 상응하는 이익 증가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글림베네는 "기업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연말까지 5~15% 수준의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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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에서 거래되는 원유 선물 가격도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뉴욕 증시 기술주가 고평가 논란 속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원유시장에도 파장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49달러(0.80%) 내린 배럴당 60.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WTI는 장 내내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고 한때 1.8% 남짓 밀리며 배럴당 60달러 선을 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전선호 심리에 힘입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0선을 넘어섰다. 원유는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약화할 수 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선임 부사장은 "오늘 원유 선물 가격은 미국 달러 강세의 압력을 받았다"며 "미국 증시도 초반부터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하방 압력을 더하기 시작했을 수 있고 이는 결국 국내 연료 수요에도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