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만이 아니다…제미나이 3, AI주에 부정적인 이유 [오미주]

엔비디아만이 아니다…제미나이 3, AI주에 부정적인 이유 [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5.11.26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는 25일(현지시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금요일(21일) 이후 3거래일째 랠리다. 하지만 이날 강세엔 AI(인공지능)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요인이 있었다. 대표적인 AI 인프라 수혜주들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는 2.6% 내려갔다. 엔비디아를 추격해 GPU(그래픽 처리장치) 기반의 AI 칩을 생산하고 있는 AMD는 4.2% 급락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오라클은 1.6% 떨어졌다.

엔비디아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
엔비디아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

그럼에도 나스닥지수는 알파벳과 브로드컴 등 나머지 기술주들의 상승과 증시 전반적인 강세 덕분에 0.7% 올랐다. 하지만 상승률은 주요 주가지수 중 가장 낮았다. 이날 소형주지수인 러셀2000지수가 2.1%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이어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존스지수가 1.4%, S&P500지수가 0.9% 상승했다.

이날 증시 랠리는 경기 민감주들이 주도했다. 주택 건설업체인 레나와 D.R. 호튼이 각각 6.6%와 5.8% 급등했고 베스트바이와 룰루레몬, 홈디포 등의 소매업체도 최소 4% 이상 뛰어올랐다. 베스트바이는 긍정적인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이날 증시 움직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2가지다. 그간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주가 시장 평균 대비 뒤쳐질 수 있다는 점과 다음달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그간 상대적으로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경기 민감주들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딥시크 충격 떠올리는 제미나이 3

우선 AI 랠리를 주도했던 엔비디아의 최근 주가 부진은 구글이 지난주 공개한 최신 버전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3 때문이다. 제미나이 3는 오픈AI의 챗GPT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xAI의 그록,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원하는 퍼플렉시티보다 속도와 정밀함, 추론 능력에서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파벳의 앱 생태계 및 세계 1위의 구글 검색 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게다가 가격은 다른 AI 모델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하다.

이 같은 소식은 AI주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호재가 돼야 하지만 반대로 일부 AI 투자자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유는 제미나이 3가 엔비디아의 AI 칩인 GPU가 아니라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인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에서 훈련됐기 때문이다.

TPU는 엔비디아의 GPU보다 프로그래밍 유연성은 떨어져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회사)들이 요구하는 범용성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 비용이 낮고 최대 성능 구동시 전력 소모가 더 적다. 이 점이 월가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배런스는 현재 상황이 지난해 초 미국 기술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중국의 AI 모델인 딥시크 등장 때와 비슷하다고 본다. 당시 딥시크는 미국 기술업계가 투자해온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훈련된 AI 모델로 알려져 미국 AI주들의 급락을 초래했다.

엔비디아 칩 구매한 기술기업들 난감

멜리어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벤 라이츠는 "제미나이의 큰 개선과 맞춤형 AI 칩인 TPU에서 얻는 지속적인 혜택으로 알파벳이 AI 전쟁에서 승리할까 당혹스러워 하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알파벳이 장기적으로 AI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반도체회사들과 하이퍼스케일러들(특히 오라클)은 '알파벳 이슈'가 걱정할만한 문제라는 사실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최근 수십억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칩을 구매했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AI 칩보다 저렴한 TPU의 등장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TPU 임대 수요가 늘면 오라클도 비싸게 주고 산 엔비디아 GPU의 임대 가격을 낮춰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GPU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온 코어위브를 비롯한 네오클라우드(AI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회사) 전체의 문제다. 이미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한 기업들로선 더 저렴한 칩으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과잉 자본지출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물론 비상장회사인 오픈AI에 이르기까지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미나이 3와 TPU 이슈는 주식시장과 벤처캐피털 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주 디 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은 내부 메모에서 구글의 AI 발전이 "일종의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분간 분위기가 다소 거칠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번스타인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스테이시 라스곤은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누가 이기고 누가 패할 것인지를 걱정해야 할 단계에 있지 않다"며 "지금은 AI 앞에 펼쳐진 기회가 지속 가능한가에 좀더 초점을 맞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하다면 다들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들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월 금리 인하 영향 줄 2가지 지표

한편, 26일엔 개장 전에 농업 기계장비 회사인 디어가 실적을 발표한다. 또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9월 내구재 주문이 나온다. 오후 2시엔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이 조사한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이날 발표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베이지북은 다음달 통화정책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시각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경제지표로 주목된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노동시장의 현재 상황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베로니카 클라크는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극적인 변화가 있다면 아마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 로치는 "베이지북에서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려는 의지에 변화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각 지역에서 해고와 관련한 언급이 얼마나 등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12월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전망은 85% 가까이 반영돼 있다.

26일은 이번주 미국 증시의 마지막 정상 거래일이다. 27일은 추수감사절로 휴장하고 28일엔 시장이 열리지만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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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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