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용카드 결제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위축된다. 'QR 결제'가 중국 결제방식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신용카드 발행이 급격히 줄어든 한편 은행권은 신용카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반면 중국 금융당국은 신용카드를 완벽히 대체한 중국식 QR 결제의 국제화를 추진한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10일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결제시스템 운영 현황'을 인용해 최근 3년간 신용카드 누적 감소 규모가 1억장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용카드 누적 발급량의 역사적 고점은 2022년 8억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매년 감소해 올해 3분기엔 7억장으로 줄었다.
은행권 신용카드 사업도 빠른 속도로 둔화된다. 올해 상반기 국유은행과 상업은행 신용카드 대출 잔액 합계는 7조5000억위안(약 1563조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위안(약 126조원) 감소했다. 아울러 신용카드 거래액도 전년 동기대비 8% 줄었다. 특히 5대 국유상업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의 신용카드 소비 감소폭은 11%에 달했다. 일반 상업은행인 중신은행과 핑안은행의 감소폭은 각각 12.5%, 16.8%였다.
이처럼 신용카드 총량과 거래액이 줄어든 데 더해 자산 건전성까지 악화된다. 2022년 전체 신용카드 대출 잔액에서 6개월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대출 잔액이 차지한 비중은 0.98%였는데 이 비중은 2024년 1.43%로 상승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올해 중국 12개 은행 신용카드 평균 불량대출률은 2.4%로, 2024년 2.33%에서 추가 상승했다.
이와 관련 중국 소비금융 전문가 둥정은 디이차이징을 통해 "모바일 결제와 인터넷 신용 서비스가 일상 소비 영역에 깊숙이 침투하며 신용카드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며 "금융당국도 신용카드 휴면 계정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QR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은행 계좌 등으로 직접 결제하는 사람이 늘어 신용카드가 상대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권은 신용카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교통은행을 비롯한 주요 상업은행은 지난 1년간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에서 수십개 규모의 신용카드 영업점과 서비스센터를 폐쇄했다. 일부 은행은 더 이상 신용카드를 독립 사업부로 운영하지 않고 리테일 총괄 조직 산하로 편입한다. 마케팅과 사후관리 기능을 지점으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운영비를 낮추고 리스크 관리 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전환하는 셈이다.
QR 결제 보편화로 신용카드 생태계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중국은 지난 7월말부터 '범국경(跨境, 크로스보더) QR코드 통합 게이트웨이' 시범 운영에 나섰다. 국내외 카드 결제를 QR코드 결제로 간편히 해결하는 QR 결제의 국제화 추진인 셈이다. 범국경 QR코드 통합 게이트웨이는 다양한 국가의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고 조율, 해석해 적격 기관이 QR코드 결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통합 게이트웨이에 시범 참여한 곳은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비롯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복수의 기관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