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 정부 AI 규제 제한' 명령…"단일 연방 기준 필요"

트럼프, '주 정부 AI 규제 제한' 명령…"단일 연방 기준 필요"

이영민 기자
2025.12.12 11:28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를 규제하는 주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를 규제하는 주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 주(州) 정부의 인공지능(AI) 관련 규제를 제한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단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1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AI 기업들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 하고, 우리는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며 "하지만 50개 주에서 각각 다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승인 또는 거부 출처가 한 곳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행정명령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백악관 AI 정책 총괄이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데이비드 색스는 "50개 주가 50개의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혼란스러운 규제의 누더기를 벗고 단일한 연방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공화당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의회에서 유사한 정책을 입법화하려다 실패한 뒤 나온 조치다. 하원 공화당은 국방수권법(NDAA)에 AI 입법 권한을 연방 정부에만 부여하는 조항을 포함하려 했지만, 반발에 부딪혀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NBC는 이번 행정명령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들이 AI 산업에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 명령에서 법무장관에게 AI 소송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도록 했다. 해당 TF는 주 정부의 AI 관련 법률에 이의를 제기하는 역할을 맡는다.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고 기존 규제를 유지하는 주 정부에게는 연방 정부의 인터넷 예산 지원 프로그램(BEAD) 자금을 지원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법무장관에게 주 정부의 AI 규제 법률을 무효로 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수십개의 AI 안전 및 소비자 보호법을 위협한다"며 "의회만이 주법을 무효로 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주 정부와 소비자 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행정명령은 초당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아동 안전 단체인 히트 이니셔티브 최고경영자 사라 가드너는 "주 정부는 AI의 유해성에 맞서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어선이었다"고 말했다. 우익 성향 헤리티지 재단 산하 기술 센터의 웨스 호지스 소장 대행은 "강력한 국가 차원의 AI 규제 기준을 마련하기 전에 주별 규제법을 무력화하는 것은 빅테크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미국 각 주는 AI 관련 연방 규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AI 안전에 관한 자체 법률을 제정하고 기업에 특정 안전 조치를 요구하고 기술 사용 방식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상태다. 전국 주 의회 회의에 따르면 올해 50개 주는 모두 AI 관련 법안을 도입해 38개 주에서 약 100건의 법률을 채택했다.

반면 행정명령 지지자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중국이 AI 경쟁에서 이기면 공산당 정부의 중앙집권적 감시라는 중국식 가치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42개 주 법무장관들은 오픈AI·엔토로픽·xAI·퍼플렉시티 등 주요 AI 스타트업에 서한을 보내 챗봇 안전장치 강화를 촉구했다. 법무장관들은 "귀사의 생성형 AI가 내놓는 아첨적이거나 망상적 출력으로 인한 피해를 즉각 완화하고, 아동 보호를 위한 추가 안전장치를 도입하라"며 "조치를 소홀히 할 경우 각 주 법률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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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국제부에서 세계 소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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