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0년부터 1800년까지를 놓고 보면, 경제사학자들은 영국, 그리고 이후의 대영제국이 전체 기간의 거의 절반을 경기침체 상태에서 보냈다고 추정한다. 경제는 변동성이 컸고, 급락하는 침체 뒤에는 격렬한 회복이 뒤따르곤 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정책 결정이 개선되면서 경기침체의 빈도는 줄어들었다. 19세기에는 경기침체에 해당하는 기간이 전체 기간의 4분의1로 줄어들었고, 20세기에는 영국 등 부자나라들에서 해당 기간이 더 줄었다. 오늘날은 상황이 한층 더 평온해졌다. 경기침체는 이제 멸종위기종이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세계는 금리 상승과 은행 위기, 무역전쟁과 실제 전쟁에 이르기까지 이례적으로 광범위한 도전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 실질 GDP 성장률은 연평균 3%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경제는 또 한 차례 3% 성장을 어떻게든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의 모임인 OECD에서 실업률은 여전히 역사적 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 2025년 3분기에는 전 세계 기업 이익이 전년 대비 11% 증가해,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위축을 제외하면, 세계 경제는 15년이 넘도록 전반적 경기침체를 겪지 않았다. 미국 노동력의 약 3분의1은 장기적인 경기후퇴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는 분명 좋은 소식이다. 경기침체는 막대한 인간적 비용을 치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세계가 '침체의 부재'를 오래 겪을수록 그 대가는 쌓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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