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국방 예산을 1조5000억달러(약 2173조원)로 대폭 증액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이미 사상 최대인 올해의 9010억달러에서 50%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하원 의원 및 장관, 여러 정치 대표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국익을 위해 2027년도 국방 예산은 1조달러가 아닌 1조5000억달러가 돼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를 "매우 혼란스럽고 위험한 시기"로 규정하면서 국방비 증액을 통해 "오랫동안 바라왔던 '꿈의 군대'를 건설하고 어떤 적이 오든 미국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원은 관세 수입으로 충당한단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인한 엄청난 수입이 없었다면 국방 예산을 1조달러로 유지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제는 관세와 그로 인한 막대한 수입 덕분에 1조5000억달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세 수입을 통해 군사력 강화뿐 아니라 국가 부채 상환, 중산층에 대한 배당금 지급까지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군사력을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명목으로 이란 주요 핵 시설을 타격했고, 최근엔 베네수엘라에 기습 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했다. 또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작전 가능성도 연일 언급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 등 외신은 국방 예산을 50% 늘리는 방안은 의회에서 민주당이나 재정적자를 우려하는 공화당 매파의 반발을 살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관세 수입만으론 국방 예산 증가분을 감당하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미국 의회의 재정 감시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해 11월 관세가 향후 11년 동안 약 2조5000억달러의 수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연평균 약 2300억달러로 연 500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 예산 증가분에 비하면 훨씬 부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