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관세전쟁으로 번지면서 미국 증시는 20일(현지시간)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미국 증시는 19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20일 새벽 2시 기준으로 3대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8개국에 오는 2월1일부터 10%, 6월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유럽연합(EU)이 930억유로의 보복관세로 맞서겠다는 뜻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NBC 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기 위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실제로 실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100%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며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증시가 그린란드를 둘러싼 관세전쟁으로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지, 또 타격을 받은 뒤에는 지난해 4월 상호관세 때처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집중돼 있다.
SPI 자산관리의 매니징 파트너인 스티븐 이네스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이 무역전쟁에 그치지 않고 자본 흐름에도 영향을 미쳐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파장이 상당히 크게,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유럽은 단지 미국의 무역 파트너가 아니라 최대의 자본 제공자"라며 "유럽의 기관들은 엄청난 규모의 미국 채권과 주식을 보유하면서 수년간 미국의 대외 적자를 조용히 메워왔다는 것이 구조적인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이 수사적 대응을 넘어 자본시장 조치를 암묵적으로라도 검토 대상에 올리기만 해도 그 충격은 그 어떤 관세 조치보다도 클 것"이라며 "자본 흐름을 무기화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배관로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페이 크로스-보더 솔루션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폴 샤모타는 EU가 미국 국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을 대량 매도한다면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국채수익률이 치솟아 매도 주체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며 "(자본) 공격을 시작한 국가는 자국 경제부터 파국 직전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의 PICK!
미국 증시는 올들어 주가가 많이 오른 빅테크 주식에서 자금을 빼내 덜 오른 여타 섹터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뚜렷하다. 이 결과 랠리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며 상승 종목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순환매 자체가 "모멘텀 트레이드"가 됐다며 "순환매가 거의 하나의 트레이딩 스타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빅테크를 넘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실적 성장세가 빅테크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들어 미국 증시에서는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소재와 산업재 등 경기 민감업종이 좋은 성과를 냈다. 특이한 점은 경기가 부진할 때 각광받는 대표적인 방어주인 필수 소비업종도 지난주 3.7% 올랐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주 부동산 업종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익률이었다.
필수 소비업종은 올들어 5.7% 상승했다. 반면 지난 3년간 강세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업종은 지난주 0.7% 떨어져 올들어 0.6% 하락한 상태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수석 시장 전략가인 키스 러너는 지난 3년간 필수 소비업종의 수익률이 S&P500지수 대비 크게 뒤쳐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필수 소비재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필수 소비업종은 지난해까지 3년간 78% 급등한 S&P500지수에 비해 수익률이 67%포인트 뒤쳐졌다.
러너는 "그간 소외됐던 분야로 자금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새해가 되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한 종목을 다시 살펴보면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지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메타 플랫폼스 등 빅테크들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은 알파벳을 제외하고는 최근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
이에 따라 매그니피센트 7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 7 ETF(MAGS)는 올들어 1.6% 하락했다. MAGS가 올 1월을 약세로 마감하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이 된다. 특히 애플과 메타는 올들어 6%, 마이크로소프트는 5% 하락하며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0위 종목을 차지하는 빅테크의 주가 부진에도 S&P500지수는 올들어 1.4%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빅테크 이외의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며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결과 S&P500지수 내 편입 종목들을 모두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하는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 ETF(RSP)는 3.9% 오르며 시총 비중으로 구성된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이는 증시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다.
특히 소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올들어 7% 이상 오르며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통상 대형주보다 부채 부담이 큰 소형주에 더 유리하다.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주식팀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데이비드 바그너는 AI 테마에 대한 흥분도 빅테크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며 반도체회사인 램 리서치와 KLA를 예로 들었다.
램 리서치와 KLA는 올들어 주가가 30%가량 급등했다. 이 두 회사가 포함된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올들어 13.7% 올랐다.
나벨리에&어소시에이츠의 CIO인 루이 나벨리에는 "AI 트레이드는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분야의 AI 성장은 데이터센터 구축이 끝나는 2027~2028년이 돼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또 다른 예는 필수 소비재 업종에 속한 월마트다. 월마트는 지난 11일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활용해 새로운 AI 쇼핑 방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고 올들어 주가는 7% 이상 상승한 상태다.
찰스 슈왑의 손더스는 AI 호황이 진전되면서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개장 전에는 3M과 주택 건설회사인 DR 호튼이, 장 마감 후에는 넷플릭스와 유나이티드 항공이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