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가격 또 급락…디레버리징에 비트코인·주식도 타격

금·은 가격 또 급락…디레버리징에 비트코인·주식도 타격

권성희 기자
2026.02.02 16:07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금과 은 가격이 지난주 금요일(1월30일) 충격적인 급락세에 이어 2일에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8만달러대가 깨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금과 은 투자에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 다른 자산을 팔면서 자산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 현물가격은 2일 오전 1시5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8.2% 하락하며 4466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약 10% 급락하며 5000달러가 붕괴된데 이은 급락세다. 은 현물가격은 이날 오전 1시50분 기준 14.2% 추락하며 72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은 현물가격은 지난달 30일 30%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오전 1시46분 기준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일제히 하락세다. 다우존스지수 선물은 0.9%, S&P500지수 선물은 1.3%, 나스닥지수 선물은 1.7% 떨어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증시 하락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보류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보도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에 대한 투자 보류 보도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비크코인 가격은 지난 주말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가 깨졌고 이날 새벽 7만6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 약 30%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 3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5.4% 미끄러지고 있다. 지난 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외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올 1분기에 원유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던 기존 결정을 유지했지만 유가는 약세다.

캐피털닷컴의 수석 금융시장 애널리스트일 카일 로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그간 (금과 은에) 매수 포지션이 쌓이면서 레버리지가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주 금요일 금과 은에 대한 매도세의 충격이 다른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금과 은에서) 디레버리징이 일어나면서 트레이더들이 귀금속 포지션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자산을 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이 지난주말 동안 주식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전 1시10분 현재 0.2%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자산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금요일(1월30일)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워시 후보가 그간 밝혀온 의견을 종합할 때 매파 성향에 가까운데다 연준의 독립성도 유지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간 금과 은 가격 상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관리와 통화정책 독립성에 대한 불안에 따른 탈달러 성격이 강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후보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선택하면서 금과 은 상승 논리가 약화된 것이다.

SPI 자산운용의 매니징 파트너인 스티븐 이네스는 "시장은 새로운 연준 의장이 자신의 정책 프레임을 상세히 밝히기 시작하는 시점에 달러 가치를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향후 달러 움직임의 전개 과정이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달러는 단순히 거시경제를 반영하데 그치지 않고 거시경제를 형성하고 해외 금융 조건을 위축시키며 기업들의 해외 실적 규모에 영향을 미치고 모든 주요 자산군에 대한 포트폴리오 결정을 조용히 강제한다"고 설명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셋 바샴은 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미국 증시에 단기적인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지만 워시 후보가 오는 5월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면 명확한 방향성이 드러나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워시 후보가 이끄는 연준 체제에서는 증시가 하락할 때 연준이 개입하는 페드 풋(Fed put)이 종료될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시대 때 변동성 억제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이 시장 규율로 대체되며 위기 상황이 아닌 한 유동성이 공급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미국 국채와 달러에는 긍정적이겠지만 금과 은에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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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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