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스마트폰 대여를 통한 불법 고리 대출이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다수의 스마트폰을 업자에게 빌린 직후 매각해 급전을 마련한 뒤 업자에게 다시 고리의 이자를 갚는 식이다. 아이폰 40대로 4000만원을 마련한 뒤 원금과 이자로 9000만원을 토해내는 사례가 발생한다. 중국 당국은 이를 '그림자 금융'으로 보고 집중 단속에 나섰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이 같은 구조의 스마트폰 임대, 회수, 현금화 과정을 통한 대출의 연 환산 금리가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불법 대출 구조는 이렇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대출 플랫폼에서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빌리면 관련 중개인이 해당 스마트폰을 즉시 회수해 판매하고 대출자는 스마트폰을 받지 못한 채 필요한 현금을 확보한다. 이후 대출자는 대출 플랫폼에 수개월에서 수년간 연 30~100%의 금리로 임대료를 납부하게 된다. 연 금리가 1000%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제일재경은 전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임대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2016년부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전자제품 임대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임대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했다. 사용자는 일정 자격을 충족하면 기간을 선택해 임대료를 내고 사용한 뒤 반납하거나 잔금을 내고 제품을 매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임대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대출을 돌려막기하던 일부 사용자들이 임대 온라인 플랫폼을 현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이른바 '임대 가장 대출' 모델이 생겨났다. 신용등급이 낮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며 스마트폰 임대 시장이 서서히 변질되기 시작한 셈이다.
제일재경은 대표적 사례로 자오(익명)씨의 경험을 소개했다. 급전이 필요하던 자오 씨는 대출 중개인 리씨를 만났다. 리씨는 자오씨에게 스마트폰을 빌린 뒤 회수업체에 넘겨 현금화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자오 씨는 리씨의 안내에 따라 한 스마트폰 임대 플랫폼 앱을 설치하고 개인정보를 제공한 뒤 3개월 동안 12회에 걸쳐 임대료를 납부하고 최종적으로 스마트폰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직후 중개인은 택배기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곧바로 회수업체로 보내 현금화했다. 이 방식으로 자오 씨는 40여 대의 아이폰을 임대해 18만 위안(약 4000만원)을 마련했지만 실제 상환해야 할 금액은 40만 위안(약 9000만원)을 넘었다.
자오 씨와 계약을 체결한 스마트폰 임대 플랫폼 운영자는 이 같은 임대 가장 대출을 통해 2023년 7월부터 2024년 2월까지 7개월 간 130여 명에게 총 170만 위안(약 3억8000만원)을 변형 대출 형태로 제공했고 연 금리는 37%에서 최대 115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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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개인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다수의 스마트폰을 임대하도록 유도하는 원스톱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중개인이 선납 임대료까지 대신 부담하고 스마트폰 회수도 대행하는 구조가 등장했으며 그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초기 비용 없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고금리 대출을 받는 것과 다름없다.
중개인들은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다. 중국 동남부 도시 샤먼의 한 중개소 직원은 회사가 인터넷 대출 연체자 명단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들에게 '신용조회 없음', '부채 무관' 등의 문구로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상하이, 쓰촨, 저장 등 지역 법원은 이 같은 변종 대출을 그림자 금융으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섰다. 상하이 징안구 법원은 최근 자오씨와 계약을 체결한 스마트폰 임대 플랫폼 운영자에게 징역 1년 1개월과 벌금 100만위안(약 2억25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중개인 리씨도 불법 대출 사실을 알고도 일을 진행했다며 공범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