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26일(현지시간) 주가가 5%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 실적과 이번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지만 AI 투자 호황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소프트웨어부터 화물 운송 중개에 이르기까지 AI가 다양한 산업을 파괴할 수 있다는 불안을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야누스 헨더슨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리처드 클로드는 CNBC에 "AI의 발전과 수익화, 잠재적인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논쟁의 초점이 단기 실적에서 AI 자본지출의 지속성으로 옮겨 갔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5.5% 급락한 184.89달러로 마감하면서 지난해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른 반도체주들도 엔비디아와 함께 떨어졌다. AMD가 3.4%, TSMC가 2.8%,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3.1%, 브로드컴이 3.2% 각각 내려갔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는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엔비디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날(25일) 공개된 엔비디아의 연레 사업보고서인 10-K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픈AI와 "투자 및 파트너십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오픈AI와 투자 및 파트너십 합의에 이르거나 계약이 완료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패싯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톰 그라프는 CNBC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주요 고객사들이 AI 자본지출 확대를 예고한 만큼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이미 예상됐다며 "매출 전망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가 최소한 향후 두 분기가량은 "험난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실적에서 얻지 못한 것은 향후 매출액 가이던스에 대한 세부 내용"이라며 "(엔비디아와의 투자 및 파트너십 계약이 지연돼) 오픈AI 같은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대한) 지출을 늦춘다면 이는 1~2분기 후 엔비디아의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D.A. 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인 길 루리아는 엔비디아가 평소보다 향후 매출액 가이던스를 더 상세하게 밝혔으며 10-K 보고서 내 표현이 "혼란스럽긴 하지만"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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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가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투자자들이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엔비디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AI 수요의 변화는 다른 반도체회사들과의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
펀드스트랫의 경제 전략가인 하디카 싱은 "엔비디아가 놓친 것은 컴퓨팅 환경이 진화하면서 (AI 칩에 대한) 진입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급락한데 대해 "지금 주식시장이 논리보다는 감정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AI 칩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다고 해서 엔비디아가 승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싱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인 베라 루빈의 아키텍처가 추론 작업에 강하게 설계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EP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투자 담당 이사인 애덤 필립스는 "(엔비디아에) 불리한 조건들이 겹쳤다"며 "지난 몇 년간 엔비디아의 성장세와 주가 상승폭을 고려할 때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디"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월가의 기대치를 충족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AI) 투자가 결실을 맺을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