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산 이어 핵심 인프라 타격, UAE·카타르·사우디 '직격탄'
'시아 vs 수니' 충돌 비화 우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란이 '이웃' 걸프 6개국을 공격의 타깃으로 삼으면서 이번 사태가 중동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이 나타난다. 외교를 통한 해결을 원하던 주변 국가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자 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인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은 미국·이스라엘 공습의 보복 차원에서 걸프협력이사회(GCC) 소속 6개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오만·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에 있는 미국의 군사자산과 외교시설을 공격했다. 이날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미국 영사관이 드론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란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경우 후폭풍을 고려해 '친미성향'의 중동국가에 있는 미국 자산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이란의 공습대상에는 이들 나라의 핵심 인프라가 포함됐다. 경제와 직결된 에너지 인프라까지 겨냥하면서 분쟁에 휩싸이지 않으려 하던 GCC 국가들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액시오스는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란이 UAE를 겨냥해 공격을 계속함에 따라 UAE도 이란을 상대로 '적극적 방어 조치'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3일까지 이란은 UAE를 향해 미사일 180발, 드론 800기 이상을 날려 보냈다. 이란을 공격한 전례가 없는 UAE의 이런 움직임은 이란에 대한 걸프국가들의 분노가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BBC에 따르면 이란의 공격으로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카타르의 외무부 대변인 마제드 알 안사리는 이날 "이란은 이미 모든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사우디 역시 이란의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걸프국들은 외교적 해법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 하지만 이란의 공격이 계속되면 걸프국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 걸프국이 반격에 나서면 이번 사태가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수니파 군주국의 '종교전쟁'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걸프 6개국은 대부분 수니파가 지배하는 체제고 이란은 시아파 신정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란이 주변국을 반격대상에 넣은 것은 GCC 6개국이 그간 고수한 대미밀착 정책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우디 등은 그간 미국과 방위조약을 강화하고 이른바 아브라함협정 등 이스라엘과 관계개선을 통해 이란의 위협을 억제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이란에 공격의 명분만 주고 실제 위기상황에서 이란의 미사일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지 못했다.
결국 이란의 보복공격은 분쟁지역을 확대하며 중동 전역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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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에 있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중동지부의 마틴 샘프슨 이사는 "이란은 선을 넘었다"며 "이 문제는 이제 걸프국가들의 경제적·사회적 미래가 걸린 실존적 사안이 됐다"고 말한다.
일본 와세다대의 오만 출신 학자 압둘라 바부드는 NYT에 "걸프국가들은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분쟁 속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 전략적 압박에 끼어 있다"며 "외교·자제·방어태세를 병행하며 이란문제를 관리하려 하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