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개전 2주 차에 접어들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저항이 이어지면서 전쟁은 장기전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전쟁 여파로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협상에 관심이 없다"면서 이란의 저항이 이어지는 한 군사작전을 계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대이란 군사작전의 목표 기간을 4~6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군사적 타격을 넘어 '누가 이란을 이끌 것인가'가 이번 전쟁의 출구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미국에 우호적인 대체 세력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장기 소모전에 빨려들 공산이 커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적인 항복' 외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훌륭하고 수용 가능한 지도자들이 선출된다면 미국과 동맹국은 이란이 파생의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울 용의가 있다"며 정치적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군사적·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가하면서 이란 내부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란 내부에선 여전히 강경파의 목소리가 두드러진다. 온건파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7일 이란의 공격을 받은 주변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는 발언을 하자 이란 지도층에선 즉각 반발 움직임이 나왔다. 이란은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고,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의 자위권을 부정한 건 아니었다"며 해명했다.
전쟁으로 인해 이란이 극심한 내부 혼란에 빠져들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을 찬성한다고 했다가 이틀 만에 돌연 쿠르드족의 참전을 원치 않는다며 입장을 180도 바꾼 것도 중동 혼란이 확산할 수 있단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파병에 대해선 "매우 합당한 이유가 필요할 때"라는 조건을 달면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에너지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 5월물은 일주일 새 28% 뛰어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 우려를 일축했지만 백악관과 참모진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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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우면서 미국 내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울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전쟁을 서둘러 끝내야 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거란 의미다.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쉬 립스키 소장은 유가 급등을 두고 "미국 경제가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