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한때 30% 급등…전세계 물가 '비상' 증시 '급락' 충격파

국제유가 한때 30% 급등…전세계 물가 '비상' 증시 '급락' 충격파

김종훈 기자
2026.03.09 15:11

필리핀, 물가상승률 7.5% 최악 시나리오 대비…일본 '다카이치노믹스' 빨간불

9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증시 전광판에 이날 닛케이225 지수가 표시된 모습.
9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증시 전광판에 이날 닛케이225 지수가 표시된 모습.

8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전세계 에너지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유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5월 인도 물량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99.75달러에서 출발해 장중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배럴당 119.50달러는 주말 전날 종가(배럴당 92.69달러) 대비 28.92% 상승한 수치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내달 인도 물량 기준 배럴당 98.00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119.48달러까지 급등했다. 주말 전 종가(배럴당 90.9달러)보다 최고 31.44% 상승한 것.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198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이 막히자 각국 정부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전세계 해양 수송량의 31%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원유 수입의 90%를 호르무즈 해협 쪽 물량에 의존하는 필리핀은 미국, 호주, 아프리카에서 원유 수급을 시도하기로 했다.

필리핀 당국은 최악의 경우 내달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7.5%까지 올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다면 금리 인하 기조에서 벗어나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무역 적자 확대 우려로 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주말 전까지 달러 대비 인도 루피화 가치는 달러당 92루피 이하였으나, 이날 달러당 92.34 선까지 하락했다. 달러당 루피화 액수가 올랐다는 것은 루피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했음을 가리킨다. 블룸버그는 인도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화를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각국 경제 충격파 예고…원유 비축분이 관건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공약한 경제 정책 추진에 분기점을 맞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확장재정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한편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려 정상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8엔 선까지 폭락한 데다 에너지 비용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현지에서는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풀어 유가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블룸버그는 경제성장률은 제자리인데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유가 문제가 일본 경제와 다카이치 정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미국 에너지시장 분석 기업 ESAI 에너지의 사라 에머슨 사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나오는 석유 대부분은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로 향한다"며 "위기가 나타난다면 그곳(아시아)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유 재고를 얼마나 비축해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정유업계에 기존 수출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신규 수출 계약을 맺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원유 공급 위기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에리카 다운스 선임연구원은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유한 전략비축유가 14억 배럴에 이른다면서 시장 혼란에 대비가 잘 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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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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