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돼요?"...두바이 탈출 행렬, 반려동물은 나 몰라라

"안락사돼요?"...두바이 탈출 행렬, 반려동물은 나 몰라라

윤혜주 기자
2026.03.10 11:26
사진=SNS 갈무리
사진=SNS 갈무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내 군사적 위기감이 고조되자 두바이를 급히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반 출국이 어려운 반려동물을 길거리에 유기하거나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례가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등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이란 사태 발발로 귀국을 서두르면서 반려 동물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기견 입양 단체 'K9 프렌즈 두바이'는 "반려견을 두고 떠나려는 보호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단에 묶인 채 버려진 반려견, 길거리에 방치된 반려묘 등 SNS(소셜미디어)에도 관련 게시글이 수백 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 두바이 한 지역 반려견 배변 처리함 기둥에 묶인 개 모습이 담긴 사진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 개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곳에 버려졌으며 주인은 지금까지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버려진 반려견들을 위한 보호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유기 동물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단체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급작스러운 출국으로 보호 수요가 폭발하면서 현재의 수용 시설만으로는 이들을 모두 받아들이기에 턱없이 모자라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SNS 갈무리
사진=SNS 갈무리

안락사를 문의하는 보호자도 있었다. 현지 수의사들에 따르면 일부 보호자들은 이주 비용이나 행정 절차를 이유로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문의했다. 두바이에 거주하며 여러 동물 단체와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클레어 홉킨스는 "일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황 상태에 빠진 상황"이라며 "현재 항공사들이 동물 운송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항공편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광견병 예방접종을 받으려면 여행을 추가로 3주 더 미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만 접경 지역인 알 아인에도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식스 하운즈'(Six Hounds) 동물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안소 스탠더는 "버려진 고양이와 개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하루에만 27건에 달한다. 보호소에서 반려동물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동물을 두고 갈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오만을 통해 UAE를 떠나려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가는 것이 저지되자 해당 지역에 반려동물을 두고 간 사례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분쟁 지역 동물을 지원하는 자선단체 '워 포즈' 대표 루이스 해스티는 "부유한 도시로 알려진 두바이에서 이같은 반려동물 유기가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UAE 정부가 분쟁 상황에서도 반려동물을 보호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 문제는 단지 UAE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등 다른 분쟁 지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K9 프렌즈 두바이' 측은 "긴장되는 상황에서 안전을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돌아갈 때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돌아가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우리 사무실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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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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