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죗값 계산...중국 'AI판사' 판례 추천 '척척' 판결문도 '쓱쓱'

알고리즘이 죗값 계산...중국 'AI판사' 판례 추천 '척척' 판결문도 '쓱쓱'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3.10 11:03

전인대 업무보고 "재판 주체는 판사일 뿐"이란 신중론도

[베이징=뉴시스]  =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리창 국무원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리창 국무원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 법원이 AI(인공지능)을 재판 전 과정에 본격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사 판례 추천은 물론 판결문 작성 보조까지 판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다만, 사법당국에선 재판 주체는 판사일 뿐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기 시작한다.

1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다수의 중국 지방 법원들은 생성형 AI와 사법 재판을 결합한 응용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특히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은 전국 최초의 AI 보조 재판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건 접수, 기록 검토, 재판 진행, 판결문 작성 등 재판의 네 가지 핵심 단계 전 과정에 AI 보조 기능을 적용하도록 했다.

저장컨딩 법률사무소의 장옌라이 변호사는 "현재 법원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AI 기능은 지능형 기록 검토, 음성 인식을 통한 자동 재판 기록 작성, 유사 판례 검색 추천, 판결문 보조 작성 등"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의 핵심 가치는 판사의 업무 부담 경감"이라고 말했다. 지능형 판결 보조 시스템도 활용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형 권고, 유사 판례 판결 비교, 쟁점 자동 식별 등 업무를 대신 수행해준다. 알고리즘을 통해 판결 기준을 일정하게 유지해 같은 사건인데 판결이 다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전인대 "보조역할만"…추가 규범마련 필요성

중국 법원은 일찌감치 AI 도입을 위해 관련 규정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2022년 12월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인공지능 사법 활용을 규범화하고 강화하기 위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AI는 판사의 판결을 대신할 수 없으며, AI가 제공하는 결과는 재판 업무나 재판 감독 관리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3년전 AI 개입과 관련한 일종의 상한선을 마련해둔 셈이다.

하지만 AI가 재판 전 과정에 본격 사용되기 시작하자 사법당국 내부에선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쥔 중국 최고인민법원 원장은 지난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AI 보조 재판 시스템을 안정적이고 신중하게 개발해야 하며 AI의 역할은 보조에 머물러야 한다"며 "사법 책임의 주체는 오직 판사일 뿐"이라고 밝혔다. 2022년 규정한 의견의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이지만 중국 법조계에선 속도조절 메시지가 아니냔 반응이 나온다.

베이징의 하이룬톈루이 법률사무소의 리빈 수석 파트너는 "이번 업무보고 표현을 보면 최고인민법원이 안정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단 점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현재로서는 사법 과정에서 어느 단계까지 AI를 사용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아직 없다"며 "사법 과정에서 인간과 AI의 경계가 분명해야 하며 관련 부처가 보다 구체적인 기준과 규범을 마련해 사법 실무에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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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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