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국가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필리핀 정부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6일(한국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행정명령 110호에 서명하며 "국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석유 제품 순 수입국인 필리핀은 외부 연료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석유 생산 및 운송 이슈에 취약하다"며 비상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상태를 언급했다.
필리핀은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자국의 석유 비축분을 약 45일 치로 분석하고 있다. 당국은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조달하기 위해 러시아 등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의 비상사태 기간은 대통령이 해제하지 않는 한 1년 동안 유지된다. 필요한 경우 연장 조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유가 상승에 대응해 삼륜차 운전사에게 5000페소(약 12만원)의 긴급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대중교통 운전자 지원 정책을 펼쳤다.
그럼에도 운송업계는 정부의 추가 지원을 촉구 중이다. 이에 필리핀 수도권 지역인 메트로 마닐라 운송노조는 26~27일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