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日, 러에 경제사절단 검토…인도 7년만에 이란 원유 쓴다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이 세계로 확산하면서 주요국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도가 에너지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일본 유조선이 잇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세계 원유 공급난의 대안으로 떠올라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중국은 중재국 면모를 보이는 등 각자도생 길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아시아 주요 원유 소비국 중 하나인 인도는 2019년 미국의 제재로 중단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20일 미 재무부가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이란산 원유까지 제재를 한 달 간 해제하자 곧장 행동에 나섰다. 이미 인도는 지난주 이란산 LNG(액화천연가스) 4만4000톤을 구매, 자국 항구에 하역했다.
인도는 아울러 러시아에서 원유와 LNG를 도입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상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도 정유업체들은 이미 이달 공급분 러시아산 원유를 6000만배럴 확보했다. 또 인도가 러시아 LNG를 직접 수입하는 것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이다.
인도 석유부는 "중동 공급 차질 속에서도 인도 정유업체들은 이란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원유 수요를 확보했으며, 이란산 원유 수입에는 지불상의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처럼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도 호르무즈에 발묶인 선박을 통과시키는 한편 러시아 원유 공급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기업 상선미쓰이(미쓰이 O.S.K.라인)는 6일 자사 관련사가 소유하고 인도 선적인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LNG 운반선 등 2척이 지난 3일과 4일 해협을 빠져나온 것과 합해 일본 관련 선박의 통과는 세 번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다음달 러시아에 경제 사절단을 파견할 전망이다. 사절단 면면은 미쓰비시·미쓰이·이토추·스미모토·마루베니 등 일본 5대 상사와 일본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임원들로 예상된다. 미쓰비시와 미쓰이는 러시아의 극동 유전 프로젝트 '사할린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선미쓰이는 쇄빙 유조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월28일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세계 원유 공급량은 하루 12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자 미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를 30일 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당장 물량을 구하는 데 러시아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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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랄산 원유에 수요가 몰리면서 우랄산 원유 가격은 지난 1일 배럴당 121달러까지 뛰었다. 원래 미국이 설정한 러시아산 원유 상한선은 배럴당 60달러 이하, 유럽 상한선은 배럴당 44.1달러였다. 이란 전쟁 발발 직전까지 배럴당 6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다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기간 러시아가 석유 수출세로 13억~19억달러(1조9500억~2조8500억원)의 세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보도이므로 그 후 러시아의 누적 세입은 더 늘어났을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란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중재자' 이미지를 쌓고 있다. 지난 1일 파키스탄과 함께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조속한 평화협상 개시 등 5개 항목 제안을 내놨다. 이틀 뒤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EU,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걸프협력회의(GCC) 외교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 회담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전화 통화가 모두 상대방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내비친 것이다. 중국은 이처럼 중동과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넓히며 궁극적으론 원유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페트로위안'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의 달러의존 원유결제 시스템 '페트로달러'에 도전하는 셈이다.
중국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침묵에서 중재로 입장을 바꾼 것이 경제적 계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이 결국 이란을 제압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다면 중국의 주요한 에너지 수입 통로가 미국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