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아테네·스파르타 전쟁서 유래,
미·중 '패권 경쟁' 관계 묘사 시 주로 사용…
中 부상 견제 말고 상호이익 위한 협력하자는 취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년 만에 중국에서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을 극복하자"고 언급해 주목받았다. 이는 기존 패권국이 신흥 강대국(중국)의 부상에 불안을 느끼면서 패권 충돌로 이어졌던 역사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 중국의 '대립'보다 '협력'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격동하는 세계정세를 설명하며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국제 정세는 유동적이고 격동적이고, 세계는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전 세계가 우리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극복하고 두 강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자문했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은) 글로벌 도전에 함께 맞서 세계에 더 큰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양국 국민의 복지와 인류의 미래에 대응해 양국 관계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이런 질문들은 역사의 질문이자, 세계의 질문이며 인류의 질문"이라며 "대국의 지도자로서 우리 두 사람이 함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2015년 그레이엄 앨리슨 미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주창해 널리 퍼진 이론이다.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전쟁을 기록한 고대 그리스 역사가 이름이다. 이 '함정'은 기존 패권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경쟁과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패권 충돌로 이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스파르타 전쟁에 대해 "아테네(신흥 강대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스파르타(기존 패권국)의 두려움이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썼다.
BBC 등 외신은 시 주석 모두발언의 핵심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BBC는 "시 주석의 '투키디데스의 함정' 언급은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양국이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라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기보다 상호 이익을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실리적인 관계를 맺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중국 정부가 최근 몇 년간 미·중 관계를 묘사하는 데 주로 사용됐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과의 협력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이 개념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그는 지난 2015년 9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투키디데스 함정' 같은 건 없다. 하지만 강대국들이 연이어 전략적 오판을 저지른다면 스스로 그런 함정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고, 이는 '신흥 강대국(중국)과 기존 패권국(미국)이 반드시 충돌한다'는 비관론을 경계하며 상호신뢰와 협력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해석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