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개입 때 유로 팔았다고?" 베선트에 뒤통수 맞은 EU '부글'

"엔화 개입 때 유로 팔았다고?" 베선트에 뒤통수 맞은 EU '부글'

김종훈 기자
2026.08.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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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EU에 유로 매각 사전 통보 안 해..ECB "매우 이례적..서글픈 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로이터=뉴스1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로이터=뉴스1

미국이 엔화 가치 상승을 위해 엔화를 매수하면서 달러가 아닌 유로를 매각한 것 관련,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던 유럽연합(EU)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이 적잖게 당혹스러워 한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최근 미국이 유로를 매도해 엔화를 매입한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미·일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후인 지난 1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통화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FT, 블룸버그 등은 뉴욕연방은행이 지난달 31일 엔화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미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매수했다고 앞서 보도했다. 유로를 얼마나 팔아 엔화를 얼마나 매수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지난달 31일 언론에 노출된 베선트 장관의 메모엔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수"가 적혀 있었다.

FT는 미국이 외환 시장에 개입할 때 달러를 매각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유로화를 팔았을 뿐 아니라 ECB를 비롯한 유럽 금융당국에 사전 통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매체는 "ECB에서 서방 통화당국 간 협력 관례를 위반했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했다. 한 익명 소식통은 유럽당국자들 사이에서 "매우 이례적", "서글픈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FT에 전했다.

(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1)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기자들에게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026.6.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1)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기자들에게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026.6.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미리 알리지도 않고 유로화 팔아, 유럽선 "서글프다"

매체는 미국이 이례적으로 달러 대신 유로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 "달러를 매각할 경우 달러 가치가 약화될 뿐만 아니라 베선트 장관이 추구하는 강달러 정책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례적 조치를 취하면서까지 엔화 가치 제고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일본의 미 국채 매각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을 전했다.

일본이 외환 개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미 국채 매각에 나설 공산이 크다. 채권시장에 미 국채가 풀리면 국채 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에 미 정부는 더 높은 이자율을 붙여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일본이 미 국채를 팔면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FT는 미국 장기국채 이자율이 이미 19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30일, 31일 이틀에 걸쳐 총 13조7800억엔을 투입해 엔화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4월30일, 5월4일, 5월6일 세 차례에 걸쳐 11조7300억엔을 들여 엔화 시장에 개입했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이틀 만에 엔화 매수에 쏟아부은 것이다.

지난달 29일까지 엔화 가치는 달러당 163엔 이상으로 심각한 가치 하락을 겪었으나, 지난달 31일 달러당 157.42엔으로 일정 부분 가치를 회복했다. 달러당 엔화 액수가 내리면 그만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FT는 외환 트레이더들 사이에 BOJ가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에 소극적이라는 우려가 잔존한다고 전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엔화 가치가 다시 휘청일 수 있다는 의미다. FT에 따르면 BOJ가 9월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44%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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