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C, '변동 레버리지 배율'로 과도한 변동성 억제…
한국 투자 과열 주시하다 선제 대응한 측면

한국 증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한 규정을 개정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투자 열풍과 함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급증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긴급 제동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7일 외신을 종합하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지난 24일 내놓은 레버리지·인버스(L&I) 상품 규정 개정안은 기존의 고정 레버리지 배율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에 따라 목표 배율을 매일 조정할 수 있는 변동 레버리지 구조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운용 유연성을 높여 시장 안정을 강화하는 취지다.
SFC는 해당 상품의 경우 매일 장 마감 후 다음 거래일 레버리지 배율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당일 성과'를 목표로 설계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구조적 특성을 투자자들에게 이해시켜 투자 과열을 막겠다는 의도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의 당일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박스권 장세에서 장기 보유하면 원금 자체가 줄어드는 등 손실 커질 위험이 있다.
SFC의 규정 개정 배경은 AI 반도체 투자 열기 속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는 국내외 투자 자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폭발적으로 유입돼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데 있다. 특히 한국 시장 상황이 홍콩의 규정 개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홍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시장은 삼성전자(254,000원 ▲4,500 +1.8%)·SK하이닉스(1,816,000원 ▲57,000 +3.24%) 주가 급등과 함께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몰리며 급성장했다. 홍콩 CSOP자산운용의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은 한때 순자산 168억달러(약 24조6500억원)까지 확대해 홍콩 최대 ETF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주 조정 움직임으로 불과 한 달 만에 사상 최고점 대비 약 75% 폭락하며 레버리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이처럼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홍콩 증시마저 변동성이 커지자 당국이 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하고 시장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나선 걸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한국에서 발생한 레버리지 상품 투자 혼란을 의식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아시아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대한 베팅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하면서 투자가 과열됐다"며 "이런 막대한 자금 유입이 시장 지형을 바꾸고 변동성을 키우자 당국의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홍콩의 이번 규정 개정이 향후 글로벌 파생 상품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주요 국가의 금융 당국이 최근 단일 종목 레버리지 투자 열풍에 따른 부작용을 주시하고 있다. 홍콩은 미국과 같은 초대형 시장은 아니지만, 중국 본토 투자 수요를 흡수하는 아시아 핵심 금융 허브로 불린다. 특히 일찍부터 단일 종목 레버리지 등 다양한 파생 상품을 허용하며 아시아 레버리지 시장을 주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