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OCI홀딩스 등 비중국 업체 수입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필수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에 대해 가격 하한제 도입과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상무부가 1년째 진행해온 국가안보 조사에 따른 이번 조치는 이달 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수입 폴리실리콘과 그 파생 제품에 대해 가격 하한제와 관세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는 지난해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폴리실리콘 및 그 유도체' 수입에 대한 안보 영향을 조사해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 권한으로 관세 부과 등의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앞서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핵심 근거로 활용됐다.
폴리실리콘은 규소(실리콘·Si)의 초고순도 형태로, 반도체와 태양광 공급망의 시작 지점에 해당한다. 반도체용은 훨씬 높은 순도를 요구하고, 태양광용은 그보다 낮은 수준의 순도를 사용한다. 폴리실리콘 수요의 약 90%는 태양광 산업이 차지하며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 보도 이후 뉴욕증시에 상장된 태양광 업체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닝은 9% 상승 마감했고, 퍼스트솔라와 T1에너지도 각각 4.7%, 9.9% 올랐다. 캐나다 기업 캐네디언솔라는 5.6% 상승했고, 일본 도요는 2%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조치는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고 미국 내 생산기반을 육성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미국 내 실리콘 웨이퍼와 태양광 셀 생산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선 관세 등 무역 규제로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2년 세제 혜택을 계기로 태양광 제조 기지를 확대해왔지만 성장은 대부분 패널 조립 단계에 집중돼 웨이퍼·셀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큐셀, 도요, 코닝, 캐나디안솔라, T1에너지 등 미국 내 태양광 제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폴리실리콘·웨이퍼 등 공급망 상류 투자에 나섰지만 관련 생산 기반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미국 내 생산 능력이 확대될 때까지는 중국을 대체할 비중국 공급업체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제조업체 단체인 SEMA와 미국 의회의 초당파 의원들은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 OCI홀딩스(250,000원 ▲25,000 +11.11%)와 독일 바커 등 비중국계 업체의 제품 수입이 당분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싱크탱크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보조금과 만성적인 과잉 생산을 통해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며 "이로 인해 가격이 지속 가능한 수준 아래로 떨어졌고 경쟁업체들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 하한제와 관세를 병행하면 미국 생산업체들이 버틸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며 "다만 국내 웨이퍼와 셀 생산 역량이 따라잡을 때까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신중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