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 CSIS 한국 석좌, '북미 대화 재개 시기' 전망…
김정은 '수정주의' 선택 전제로 북미 정상회담 재개 예상
"핵보유국 인정 목표로 트럼프와 노벨상·평화조약 논의할 듯"
"북일 회담으로 한미일 동맹 분열 시도, 韓과 대화 없을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수정주의'(revisionist) 전략을 선택한다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3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란 이후: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라는 분석 글을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적극적이지만 김 총비서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 강화 등을 이유로 미국과의 정상외교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라며 "이런 관측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북한의 외교정책 사고방식을 이끄는 것이 현상유지(status quo)가 아닌 수정주의적 성향인지 여부"라고 짚었다. 그는 "만약 김 총비서가 '수정주의' 성향을 보인다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모든 외교적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재개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김 총비서가 수정주의적 입장을 취해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된다면 11월 중간선거에서 미 공화당이 패배한 이후가 될 것이라며 "북한은 2018년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기본 원칙 재확인을 회담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 전쟁포로 및 실종자 유해 수습 등이 골자다.
차 석좌는 북미 정상회담이 "두 정상 간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은 피하고, 양측 협상팀에게 향후 6개월 동안 세부 내용을 마련하도록 맡기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며 "김 총비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열망을 겨냥해 회담 의제로 평화조약 체결, 한미 연합훈련 중단, 적대관계 종식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의 실질적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미국의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목표에는 상당한 의미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월27일 평양체육관광장에서 열린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전승절) 기념행진의식에 참석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7.28. /사진=류현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1406131541743_2.jpg)
차 석좌는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과의 무역 회복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탄약을 보내며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은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핵무기 보유를 넘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외교·경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동적 입장과 이란과의 협상에서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방식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등 유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북한은)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이제 '포스트-외교'(post-diplomacy)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미국의 포스트-외교 세계에선 주요 결과물은 거창한 형태를 보이지만, 실제 합의 전망이 없이 후속 협상 약속만 덧붙여진다. 북한은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 그의 예측 불가능성과 무력 사용 성향을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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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석좌는 김 총비서의 수정주의 추구가 북·일 정상회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 남북 대화 및 교류 재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제안한 '평화 공존'에 참여하기보다는 서울(한국)을 우회하면서 워싱턴(미국)과 도쿄(일본)에 접근하는 외교 전략이 북한에 더 매력적일 수 있다"며 "이는 냉전 종식 무렵인 1990년대 한국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수교에 성공하며 북한을 상대로 펼쳤던 전략과 비슷한 방식으로, 한미일 동맹을 분열시켜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차 석좌는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중국은 북미 외교 재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은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관계를 약화하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