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6년만에 차세대 칩 공개, 美제재 맞서 '반도체 쌓기' 승부수

화웨이 6년만에 차세대 칩 공개, 美제재 맞서 '반도체 쌓기' 승부수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9.07 16:59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종합)

[선전(중국)=AP/뉴시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기존 ‘무어의 법칙’을 대체할 새로운 반도체 발전 이론인 ‘타우의 법칙’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1년부터 1.4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반도체 양산에 나설 수 있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사진은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의 한 건물에 걸린 화웨이 로고의 모습. 2026.05.26
[선전(중국)=AP/뉴시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기존 ‘무어의 법칙’을 대체할 새로운 반도체 발전 이론인 ‘타우의 법칙’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1년부터 1.4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반도체 양산에 나설 수 있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사진은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의 한 건물에 걸린 화웨이 로고의 모습. 2026.05.26

화웨이가 반도체 내부의 로직을 수직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는 '타우의 법칙'을 적용한 차세대 스마트폰용 칩을 공개했다. 미국의 반도체 통제로 미세공정 전환에 제약을 받자 칩 구조 자체를 바꿔 성능을 끌어올리는 우회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광저우에서 3단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T 2'를 공개하고 여기에 최신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 9050 Pro'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기린 9050 Pro가 세계 최초로 타우의 법칙을 실제로 구현하고 '로직 폴딩' 기술을 적용한 플래그십 칩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에서 새로운 기린 칩을 공개한 것은 메이트40 글로벌 출시 행사 이후 6년 만이다.

타우의 법칙은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기존 방식 대신 칩 내부의 로직 유닛을 입체적으로 배치하고 신호 전달 거리를 줄여 성능을 높이는 이론이다. 화웨이는 이를 평면형 주택을 복층 구조로 바꾸는 것에 비유했다. 로직 유닛을 여러 층으로 배치하고 층 사이에 수직 연결 통로를 만들어 신호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층과 층 사이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를 통해 신호 전달 지연을 줄이면서 칩 성능을 크게 높였다는 게 화웨이 측 설명이다. 미국의 수출통제로 최첨단 노광장비 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회로를 소형화하는 대신 칩 설계와 구조 혁신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전략인 셈이다.

이번 신제품 공개는 화웨이가 차세대 기린 칩의 최대 난제로 꼽힌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직후 진행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 과학자위원회 위원장이자 반도체사업부 총재 허팅보는 지난 4일 과학논문 공개 플랫폼 차이나Xiv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허 총재는 논문에서 "발열이 타우의 법칙에 대한 가장 큰 우려였지만 새로운 기린 칩을 실제 측정한 결과 이러한 우려가 뒤집혔다"고 밝혔다. 허 총재의 논문에 따르면 기린 9050 Pro는 기존 설계보다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55% 높이면서도 발열을 억제했다. 일부 핵심 작업에서는 전력 소비를 최대 66% 줄였다.

이번 논문은 화웨이가 지난 5월 타우의 법칙을 공개한 이후 발표한 세 번째 연구논문이다. 화웨이는 지난 7월 공개한 두 번째 논문에서도 차세대 기린 칩의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기존보다 약 55%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형 기린 칩이 화웨이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필요한 성능 향상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카이위안증권은 화웨이가 로직 폴딩 기술을 통해 발열원의 전력밀도를 낮춰 특정 부위에 고온이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했다며 "새로운 칩은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였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제재로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제한된 화웨이가 미세공정 경쟁 대신 칩 구조를 입체화하는 방식으로 성능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화웨이는 2031년까지 타우의 법칙을 적용한 고성능 칩의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1.4나노 공정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공유